1. 커지는 경기 침체 우려, 증시는 하락
경기 침체 우려가 계속 커지고 있습니다. 사실 '경기 침체' 이슈는 작년 하반기부터 계속 나오던 뉴스입니다. FED의 고강도 긴축 정책(금리 인상)은 자연스레 경기 침체를 이끌어냅니다. 경제는 늘 호황기와 침체기를 겪으며 순환합니다. 팬데믹 사태로 인해 FED는 오랜 기간 제로 금리 정책을 펼친 데다 시중에 엄청난 돈까지 뿌리며 경제를 호황기로 만들었습니다. 이로 인해 역사적으로 높은 인플레이션이 시작되었고, FED는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작년부터 긴축 정책을 펼쳐 왔습니다. 금리를 강하게 인상하고, 시중에 푼 돈을 회수(양적 긴축=QT)해가면 갈수록 경제는 둔화되고 침체될 수밖에 없습니다.
최근 다시 이슈화되고 있는 '경기 침체'는 이미 반 년도 넘게 계속 보도되던 뉴스입니다. 갑자기 등장한 새로운 뉴스도 아닌데, 언론은 금융권 위기가 터졌을 때부터 계속 '경기 침체'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어제 나왔던 미국 노동청의 구인이직보고서도 시장은 부정적으로 보고 있습니다. 구인이직보고서에 따르면 기업들의 신규 채용은 2년 만에 처음으로 1,000만 건 수 아래로 떨어진 걸로 나옵니다. 하지만 이전달의 채용 건수가 1,004만 건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그렇게 급격히 낮아진 것도 아닙니다.
어쨌든 평소 같았으면, 감소한 고용지표로 인해 증시는 상승했을 것입니다. '고용지표 감소 → 임금 상승률 감소 → 서비스 물가 하락 → 인플레이션 완화 → FED의 금리 인상 중단'의 흐름에 따라, 고용지표가 감소한 것은 증시에 긍정적인 요인입니다. 하지만 어제는 '고용지표 감소'를 '경기 침체'의 신호로 시장은 받아들였습니다. 갑자기 경기 침체 확률이 크게 증가하고 그런 것도 아닌데 말입니다. 고용지표가 높게 나오면, '탄탄한 고용 시장, FED는 금리를 계속 올릴 것'이란 뉴스로 도배되고, 'FED 위원'들 역시 '서비스 물가가 높다느니, 인플레이션이 끈적끈적하다느니, 높은 금리를 계속 유지해야 한다느니' 등의 발언을 연일 내뱉았습니다. 그렇게 '탄탄한 고용지표'로 인해, 증시는 하락했습니다. 그랬던 분위기가 크게 달라질 것도 없는데, 이번에는 고용지표가 낮게 나오니 오히려 언론들은 '경기 침체 우려'에 대한 보도를 계속했고, 증시는 경기 침체를 두려워하며 오히려 하락하고 있습니다.
오늘 발표된 '민간 기업 ADP 고용 변화'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ADP 고용 변화는 '정부 부문을 제외한 비농업 부문'의 고용 상황에 대해 정리하여 발표하는 보고서입니다. ADP 고용 변화를 보면, 지난달 26.1만 개의 일자리 창출에서 이번달은 14.5만 개의 일자리 창출로 크게 줄어든 것으로 나왔습니다. 예측치도 20만 개로, 예측치보다도 낮았습니다. ADP는 상품 부문 일자리와 서비스 부문 일자리로 나뉘는데, 상품 부문은 광업이 4.7만 개, 건설업이 5.3만 개 일자리가 증가했고, 제조업은 오히려 3만 개의 일자리가 감소했습니다. 서비스 부문의 경우 레저 및 접객 서비스는 9.8만 개나 일자리가 증가했지만, 정보 및 금융 서비스는 반대로 7천 개의 일자리가 감소했습니다. ADP 고용 변화의 '임금 상승률'을 보면, 지난달 7.2%에서 이번달 6.9%로 감소한 것으로 나왔습니다. 하지만 고용지표가 낮게 나오니, 증시는 더 하락했습니다.
오늘은 S&P글로벌 종합지수, 서비스업지수, 그리고 ISM 서비스업지수가 나오는 날입니다. 우선 S&P글로벌 종합지수(종합지수는 제조업지수와 비제조업지수인 서비스업지수를 합한 것)는 지난달 50.1에서 이번달 52.3으로 상승했습니다. 예측치는 53.3으로 예측치에는 미치지 못했지만, 지난달보다 상승했습니다. S&P글로벌 서비스업지수 역시 지난달 50.6에서 이번달 52.6으로 상승했습니다. 종합지수와 마찬가지로 예측치인 53.8보다는 낮았습니다. S&P글로벌지수를 보면 작년 12월을 저점으로 찍고 현재3개월 연속 상승하는 모습입니다. 아직 절대적인 수치는 높은 편은 아니지만, 계속 상승하고 있다는 건 경기 침체와 반대되는 움직임입니다.
인플레이션, 특히 서비스 물가가 높아 걱정되던 시기(금리 인상 걱정, 긴축 정책 걱정)에는 서비스업지수가 높게 나오면 증시는 하락했습니다. 이는 높은 서비스물가 때문입니다. 하지만 오늘은 '인플레이션'보다 '경기 침체'가 주요 이슈였기 때문에, 서비스업지수가 높게 나온 건 '경기 침체' 측면에서는 좋은 지표입니다. 반면 ISM 서비스업(=비제조업)지수는 지난달 55.1에서 이번달 51.2로 크게 하락했습니다. 예측치는 54.5로, 예측치보다 크게 낮았습니다. ISM지수 하위 항목 중, 수주는 62.6에서 52.2로 크게 하락했습니다. 고용은 54에서 51.3으로, 가격도 65.6에서 59.5로 하락했습니다.
어제 애틀랜타 FED에서 이번 1분기 미국 경제성장률 추정치를 기존 2.5%에서 1.7%로 크게 하향 조정했습니다. 하지만 2022년 미국 경제성장률을 보면 1분기 -1.6%, 2분기 -0.6%를 찍으며 경기가 침체되고 있음을 나타냈습니다. 보통 2분기 연속 마이너스가 나오면, 경기 침체라고 말합니다. 하지만 팬데믹 이후 2020년 3분기부터 경제성장률은 이미 '35.3% → 3.9% → 6.3% → 7% → 2.7% → 7%'를 기록하며, 6분기 연속 플러스를 기록해온 상태입니다. 6분기 연속 플러스를 기록하다, FED의 긴축 정책이 시작되면서 2분기 연속 고작 -1.6%, -0.6%를 기록한 것입니다. 그리고 이후 3분기부터는 3.2%, 그리고 2.6% 성장하였습니다. 그리고 이번 2023년 1분기도 추정치가 하락하긴 했지만, 1.7% 상승이 예측되고 있습니다.
미국 경제성장률에서 내수 소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70%인 점을 감안하면, 지금 이런 수치가 과연 '경기 침체'에 들어선 수치로 볼 수 있을까요? 개인소비나 개인소득, 그리고 개인저축률 등이 둔화되고 있음은 분명하지만, 여전히 미국 경제는 매우 탄탄한 상태입니다. 지역은행이긴 하지만, 결코 규모가 작았던 은행이 아닌 2곳이 연속으로 파산했지만, 별반 어려움 없이 금융권은 현재 정상화되고 있는 분위기입니다. 물론 기업들의 실적이 잘 나와야 '경기 침체가 오지 않을 것' 또는 '경기 침체가 오더라도 얕은 경기 침체가 올 것'이란 가설이 성립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어제와 오늘 '경기 침체 이슈'에 대해 증시가 반응하는 정도는 과한 수준이라 생각됩니다.
어쨌든 경기 침체 우려로 인해 증시는 시작부터 움직임이 좋지 않았습니다. 전체 기업 중, '경기 침체에 강한' 경기 방어주(필수소비재[월마트, 코카콜라, PG 등], 헬스케어[존슨앤존슨, 유나이티드헬스 등])만 분위기가 시작부터 좋았습니다. 뉴질랜드중앙은행이 오늘 금리를 50bp 올렸다는 소식도 전해졌습니다. 며칠 전 1년 만에 처음으로 금리를 동결했던 호주와 달리 뉴질랜드는 현재 11회 연속으로 금리를 올렸습니다. 예상은 25bp 금리 인상이었는데, 예상보다 높은 50bp 금리를 인상한 것입니다. 현재 뉴질랜드 기준 금리는 5.25%로, 미국보다 25bp 높습니다.
은행발 위기가 그동안 잠잠했었는데, 오늘 웨스턴 얼라이언스 은행이 한때 19% 급락하기도 했습니다. 최근 가장 문제가 많았던 퍼스터 리퍼블릭 은행이 잠잠해지니, 다른 곳에서 악재가 들려왔습니다. 웨스턴 얼라이언스 은행은 작년 말 총예금은 536억 달러였고, 비보호 예금의 비중은 55%(295억 달러)에 달했습니다. 하지만 오늘 밝혀지기로는 현재 총예금은 476억 달러로 11% 하락했으며, 비보호 예금의 비중은 32%로 더 크게 감소했다는 것입니다. 기존 25만 달러 이하의 예금만 보호해준다는 예금보호법을 아직 미국 재무부에서 '전체 예금액 보호'로 확대하려는 움직임이 없는 탓에, 웨스턴 얼라이언스 은행과 같이 중소은행에 25만 달러 이상의 예금을 맡긴 사람들이 뱅크런으로 빠져나가고 있는 것입니다. 문제는 이것이 비단 웨스턴 얼라이언스 은행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것입니다. 어제 제이피모건의 다이먼 회장 역시 '은행 위기가 잠잠해진 것 같지만, 앞으로 몇 년 동안은 위기 상황이 올 수 있다'고 말한 것과 일맥상통하는 일입니다.
어쨌든 오늘은 다우존스만 그나마 분위기가 좋았고, S&P500과 나스닥은 하락했습니다. 경기방어주 비중이 높은 다우존스는 0.24% 상승했고, 다우존스보다 비중이 낮은 S&P500은 0.25% 하락했으며, 가장 비중이 낮은 나스닥은 1.07% 하락하며 12,000선이 무너졌습니다. S&P500도 오늘 4,100선이 무너졌습니다. 경기 침체 우려가 커졌다는 이유로 오늘 고용 지표가 낮게 나왔음에도 증시는 하락했는데, 반대로 목요일 주간 신규 실업수당 청구건수와 금요일 비농업 일자리 수, 그리고 실업률이 높게 나오면 증시는 상승할 수 있을까요? 그때는 아마도 'FED가 금리 인상할 우려가 커졌다'고 말하며, 증시는 또 하락하지 않을까요?
2. 국채 금리 하락, 유가도 80달러 유지
경기 침체 우려로 인해 오늘 국채 금리는 어제에 이어 또 하락했습니다. 2년물 금리는 3.83%에서 3.79%까지 4bp 내렸으며, 10년물 국채 금리도 3.34%에서 3.30%로 4bp 하락했습니다. 2년물 금리와 10년물 금리는 다시 작년 9월 수준까지 내려갔습니다. 달러 인덱스는 101.56에서 101.85로 올랐지만, 여전히 101대에 머물고 있습니다.
유가 WTI는 80.86에서 80.51 달러로 소폭 하락했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80달러 대에 머물고 있으며, 앞으로의 이슈에 따라 위로든 아래로든 향방이 결정될 것으로 보입니다. 천연가스는 45.4에서 45.36유로로 움직이며 변동이 거의 없었습니다.
'미국 주식 뉴스' 카테고리의 다른 글
23년 4월 7일(금), 미국 주식 뉴스 [파월의 의도대로 나온 고용지표] (42) | 2023.04.08 |
---|---|
23년 4월 6일(목), 미국 증시 뉴스 [갑자기 실업수당 청구건수 기준을 바꾼 미국 노동부, 목적이 있는 변경?] (56) | 2023.04.07 |
23년 4월 4일(화), 미국 주식 뉴스 [BAD NEWS는 BAD NEWS?] (77) | 2023.04.05 |
23년 4월 3일(월), 미국 주식 뉴스 [추가 감산으로 인한 유가 급등, 나쁘지 않은 증시] (76) | 2023.04.04 |
23년 3월 31일(금), 미국 주식 뉴스 [연일 상승하고 있는 미국 증시, 다시 강세장 진입?] (100) | 2023.04.01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