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유가 급등, 나쁘지 않은 증시 흐름
오늘은 뜬금없이 OPEC+에서 소식이 들렸습니다. 사우디아라비아, 러시아 등 주요 산유국들의 모임인 OPEC+에서 '116만 배럴 추가 감산'을 발표했습니다. OPEC+는 유가 안정화를 위한 조치로, 일일 생산량을 감산하겠다는 것입니다. OPEC+는 이미 작년 10월부터 매일 200만 배럴씩 감산해오고 있었습니다. 문제는 이미 해오던 감산(매일 200만 배럴)에 더해서 116만 배럴을 감산하겠다는 것입니다. 즉, 지난 9월 대비 매일 316만 배럴을 감산하겠다는 것입니다. 사우디아라비아가 50만 배럴, 쿠웨이트 12.8만 배럴, 카자흐스탄 7.8만 배럴, 알제리 4.8만 배럴 등 각 나라들이 추가 감산에 동참했습니다. 여기에 더해 올해 3월부터 50만 배럴씩 추가로 감산하고 있는 러시아는 6월까지 감산하기로 했었는데, 이번 OPEC+ 회의를 통해 감산을 앞으로도 계속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즉, 5개월 전에 비해 366만 배럴이나 생산량을 감소한 것입니다. 하루 366만 배럴은 총 원유 생산량의 4%에 해당합니다. OPCE+는 유가 안정화를 위한 조치라고 말했지만, 사실상 최근 유가가 65달러까지 급락했던 일 때문에 '유가를 방어'하기 위한 담합으로 보입니다. 문제는 인플레이션입니다. 최근 미국 및 유럽 등 여러 나라들의 물가가 그나마 괜찮았던 요인 중 하나가 '에너지 가격 하락' 때문입니다. 에너지 가격은 모든 산업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만약 유가의 가격이 OPEC+의 담합으로 계속 오르게 된다면, 인플레이션은 다시 무섭게 오를 수 있습니다.
작년부터 미국이 비축유를 풀면서 유가를 조절하려고 해왔지만, 이제는 남아 있는 비축유가 많지 않아 이 방법도 현재로는 어렵습니다. 다만 이번 감산 사태의 여파가 길게 가지 않을 것이라고 말하는 전문가들도 많습니다. 지난 200만 배럴 감산 소식이 들렸을 때도, 시간이 지난 뒤 유가는 다시 하락했습니다. 최근 전세계적으로 경기 침체 우려가 계속되면서 소비 감소가 이어지고 있고, 원유 수요를 증가시킬 수 있는 원인이 될 '중국의 리오프닝' 역시 현재까지는 영향력이 미미합니다. 최근 낮아진 중국의 경제성장률 등을 고려해볼 때, 코로나로 인해 봉쇄 정책을 펼쳤을 때 보다는 수요가 늘어나긴 하겠지만, 그렇게 드라마틱하게 크게 늘어나긴 힘들다는 것입니다. 기관들의 유가 예측치도 소폭 상승하긴 했지만, 큰 폭은 아닙니다.
초반 나스닥이 크게 하락했다가, 장 막판으로 갈수록 주가가 어느 정도 회복한 것도 이런 이유 때문입니다. 오늘은 ISM 제조업 PMI도 나왔습니다. 지난달 47.7이었던 PMI는 이번달 47.5가 예상됐는데, 실제로는 46.3이 나왔습니다. 제조업 경제 지표가 좋지 않은 게 어제오늘 일은 아니지만, 팬데믹이 터졌던 2020년 5월 이후 3년 만에 가장 낮은 수치입니다. 세부사항을 보면, '신규 주문 지표'는 지난달 47에서 44.3으로 하락했으며, '고용 지표'는 지난달 49.1에서 46.9로, '가격 지표'는 51.3에서 49.2로 모두 하락했습니다. 고용과 가격이 모두 하락한 건 현재로서는 좋은 신호입니다만, 경기 둔화가 계속 되고 있는 것도, 그리고 경기 침체 우려가 계속 커지고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2023년 1분기 미국 경제성장률을 2.5%로 예상하고 있던 애틀랜타 FED의 GDPNOW도 오늘 경제성장률을 1.7%로 크게 낮췄습니다.
추가 감산 조치로 유가가 급등한 탓에 오늘 정유주들의 움직임이 좋았습니다. 마라톤오일(MRO)은 9.89%, 코노코필립스(COP)는 9.28%, 헤스코퍼레이션(HES)은 8.44%, 핼리버튼(HAL)은 7.77%, 엑손모빌(XOM)은 5.90%, 옥시덴탈(OXY)은 4.41%, 쉐브론(CVX)은 4.16% 등 오늘 급등했습니다. 반면 테슬라는 오늘 6.12% 급락했습니다. 2023년 1분기 인도량이 오늘 발표됐는데, 그동안 테슬라의 이번 인도량 수치에 대한 기대치가 계속 오르면서 테슬라의 주가도 최근 상승 추세였습니다. 하지만 월가 예측치인 432,000만 대보다 낮은 422,875대가 발표되면서, 예측치에 부합하지 못한 점에 실망한 투자자들이 빠져나가면서 테슬라 주식은 오늘 급락했습니다. 1분기 생산량은 440,808대입니다. 어디에 실망했는지 잘 모르겠지만, 1년 전인 2022년 1분기 인도량이 310,000대였으니, 1년 만에 인도량이 36% 증가한 것입니다. 일론 머스크가 2023년에도 공인한 50% 성장에 미치지 못해서 실망한 것일까요? 최근 수요 감소 등으로 작년 대비 오히려 수치가 감소하는 자동차 시장에서, 이 정도 인도량 증가는 고무적인 게 아닐까 생각되는데 말입니다.
오늘은 정유주가 포함된 다우존스와 S&P500의 움직임이 좋았습니다. 다우존스는 0.98%, S&P500은 0.37% 상승했습니다. 반면 정유주는 없고 금리에 취약한 기술주 위주의 나스닥은 0.27% 하락했습니다. 하지만 오전 분위기와 비교하면, 꽤 많이 회복된 것입니다. 세인트루이스 총재인 불러드는 "오늘 유가가 크게 상승한 것은 FED의 목표를 방해하는 일이다. FED는 인플레이션 방어를 위해 최종 금리를 계속 높게 유지해야 할 필요가 있다. 최근 은행 위기로 인해 FED가 금리를 인하할 것이라 기대하는 시장은 잘못됐다"라고 말했습니다.
2. 유가 급등, 국채 금리, 달러 인덱스는 하락
오늘 국채 금리는 하락했습니다. 미국 2년물 국채 금리는 4.03%에서 3.96%로 7bp 하락하며 다시 4% 아래로 내려갔습니다. 10년물 금리는 3.47%에서 3.41%로 6bp 하락하며 3.5%에서 멀어지고 있습니다. 달러 인덱스 역시 102.59에서 102.05로 102 부근까지 하락했습니다. 유가 급등으로 인해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로 오전 한때 국채 금리가 상승하기도 했지만, 결과적으로는 국채 금리와 달러 인덱스 모두 하락했습니다.
유가 WTI는 오늘 75.73달러에서 80.38달러로 폭등했습니다. 지난 3월 7일 80달러 아래로 떨어진 후, 약 한 달 만에 다시 80달러를 넘어선 것입니다. 지난 3월 20일에 64.8달러까지 떨어졌던 유가 WTI는 보름 만에 20% 상승했습니다. 유가의 급등으로 천연가스 가격도 상승 추세를 유지했습니다. 3월 20일 40유로 아래로 떨어졌던 천연가스 역시 오늘 50.15유로까지 급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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