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등세가 꺾이며 다시 하락한 미국 증시
지난 이틀간 상승했던 미국 증시는, 목요일인 오늘은 소폭 하락하는 모양세로 출발했습니다. 프리마켓에서 3대 지수는 모두 소폭 하락하는 추세였습니다. 어제 마이크론의 실적 쇼크로, 반도체 섹터의 하락세는 컸습니다. 그러다 본장 시작 1시간 전에 여러 경제 지표가 나오면서, 증시는 하락하기 시작했습니다. 본장 시작하고 급락하기 시작하던 증시의 움직임은 오후 2시까지 계속 하락했습니다. S&P500의 경우 오후 2시에는 3,780선이 무너지기도 했습니다. 다행히 오후 2시부터 상승세로 돌아서며 반등을 시도했습니다. 하지만 호재가 될 만한 뉴스는 없고, 곳곳에 악재로 가득찬 소식만 가득한 지금의 시장 상황 때문인지 반등세가 강하지는 못했습니다. 결국 다우존스는 1.05%, 나스닥은 2.18%, S&P500은 1.45% 하락하며 장은 마감됐습니다.
오늘 증시가 하락한 이유는
1. 증시에 도움이 되지 않는 경제 지표들 |
2. 기업들의 실적 우려 |
1. 증시에 도움이 되지 않는 경제 지표들
오늘은 이번주 들어 꽤 많은 경제 지표들이 발표됐는데, 미국 경제성장률 3분기 최종치, 주간신구 실업수당 신청건수, 3분기 개인소비지출물가지수(PCE) 최종치, 컨퍼런스보드 경기선행지수가 나왔습니다. 요즘 들어 경제 지표에 대한 시장의 반응이 이전과 사뭇 다릅니다.
이전 | 경제 지표가 나쁜 경우 → FED에 대한 기대심리 상승 → 시장도 상승 경제 지표가 좋은 경우 → FED의 금리 인상 우려 → 시장은 하락 |
요즘 | 고용 시장을 제외한 경제 지표가 나쁜 경우 → 침체 우려도 상승 → 시장은 하락 고용 시장을 제외한 경제 지표가 좋은 경우 → FED의 금리 인상 우려 → 시장은 하락 고용 시장의 경제 지표가 좋은 경우 → FED의 공격적 기조 유지 우려 → 시장은 하락 |
예전에는 FED의 과도한 금리 인상에 대한 걱정이 전부였기 때문에, 경제 상황이 나쁘다는 지표가 나오면 시장은 상승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좋은 경제 지표가 나오든, 나쁜 경제 지표가 나오든 시장은 하락하는 편입니다. 고용 시장 지표 역시 계속 심각한 상태입니다. 원자재 가격, 주택 가격, 상품 가격 등 대부분의 물가가 내려가고 있다고 파월조자 자신의 입으로 이야기했지만, 유일하게 아직 높은 상태를 유지하고 있는 게 바로 노동 임금입니다. 임금이 하락하지 않는 이유는 결국 '견조한 고용 시장'의 영향 때문이며, 이는 서비스 물가를 계속 높은 상태로 유지하게 만드는 원인이기도 합니다.
오늘 주간신규 실업수당 청구건수는 지난달 21.4만 명보다 소폭 상승한 21.6만 명이 나왔습니다. 문제는 예측치인 22.2만 명보다 낮은 수준이며, 수치로만 봐도 아직도 거의 완전 고용 상태입니다. 오늘 시장이 하락한 가장 근본적인 이유 중 하나입니다. 매주 나오는 실업수당 청구건수에 시장이 좌지우지되는 게 참 웃긴 상황이긴 하지만, 속 시원하게 실업수당 청구건수가 나오지 않는 이상, 주가의 상승을 기대하긴 어려워 보입니다.
미국 3분기 경제성장률 최종치는 지난 수정치 2.9%보다 0.3%나 높은 3.2%가 나왔습니다. 경제성장률은 예측치→수정치→최종치로 3번 발표되는데, 발표될 때마다 수치가 조금씩 변동될 수는 있습니다. 하지만 0.3%나 올랐다는 건 꽤 크게 오른 편입니다. 지난 1분기와 2분기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했던 경제성장률은 3분기에 3.2%나 상승하면서, 미국 소비가 여전히 탄탄함을 나타냈습니다. 미국 GDP에서 소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70%나 될 만큼 소비가 큰 역할을 하는데, 이번 3분기에서 미국 가계의 소비지출이 지난번 1.7%에서 2.3%로 26%나 상승했습니다. 경제성장률이 높다는 건 경제에는 좋은 현상이지만, FED가 혹 '경제가 탄탄하니 금리 인상을 더 타이트하게 해도 되겠다'란 생각을 할 수도 있다는 우려가 커짐에 따라 증시는 하락했습니다.
컨퍼런스보드 경기선행지수(Leading Economic Index)는 지난달 -0.9%에 이어 이번달에도 -1%를 기록했습니다. 예측치는 -0.4%로, 예측치보다 훨씬 낮게 나왔습니다. LEI(경기선행지수)는 5월부터 6개월 동안 3.7%가 하락했으며, 이는 2021년 11월부터 2022년 5월 사이의 이전 6개월 동안의 0.8% 감소보다 훨씬 가파른 감소율입니다. 게다가 최근 11개월 중 10개월 동안 하락했는데, 이런 하락은 2008년 닷컴버블이후 처음 있는 일입니다. 게다가 통계적으로도 LEI가 1% 아래로 하락한 뒤 경기 침체에 들어서지 않은 적은 역사적으로 딱 한 번밖에 없습니다.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가 점점 더 커지면서, 오늘 증시 역시 하락세를 계속 이어갔습니다.
2. 기업들의 실적쇼크 우려
어제 본장이 끝난 후 애프터마켓에서 마이크론이 실적쇼크를 발표했지만, 반도체 섹터는 애프터마켓에서 크게 하락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오늘은 달랐습니다. 마이크론의 실적쇼크로 인해 반도체 섹터 전체가 좋지 않았습니다. 엔비디아는 7.04%가 하락한 뒤 애프터마켓에서 추가로 1.13%가 더 하락하였으며, AMD는 5.64%가 하락한 뒤 0.56% 추가 하락, ON은 4.49%가 하락, 퀄컴은 3.41%가 하락한 뒤 0.13% 추가 하락, 인텔은 3.21%가 하락한 뒤 0.65% 추가 하락하는 등 반도체 섹터 전체가 오늘 마이크론 실적 쇼크의 영향을 받았습니다.
오늘 실적을 발표한 카맥스(KMX)의 실적 역시 우려를 자아냈습니다. 카맥스의 4분기 EPS는 0.24달러로 예상치인 0.70달러보다 크게 낮았으며, 매출도 65.1억 달러로 예상치인 72.9억 달러보다 크게 낮았습니다. 작년 4분기와 비교하면 매출은 24% 감소하였으며, 영업이익은 31% 감소, 순수익은 86%감소, EPS는 85% 감소하였습니다. 특히 순이익이 매우 충격적인데, 올해 2분기 2.52억 달러였던 순이익은 3분기 1.25억 달러, 4분기 0.37억 달러를 기록하며 상식선을 벗어날 정도로 감소하고 있습니다. 얼마전 거의 파산할 지경까지 갔던 카바나(CVNA)에 이어 카맥스마저 실적 쇼크가 나오면서, 중고차 업체들의 상황이 매우 심각한 상황임을 알 수 있습니다. 카맥스의 동일 매장 매출 역시 작년 동기 대비 22.4%나 감소하였으며, 이는 예측치인 17.4% 감소보다 더 큰 폭으로 감소한 것입니다. 순이익 감소에 따라 자사주 매입 중단을 발표하는 등 대책을 강구하고 있지만, 상황이 녹록하지 않아 앞으로 더 우려가 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자동차는 소비의 정점에 있는 품목으로 볼 수 있습니다. 한국과 달리 미국은 신차 판매 비중보다 중고차 판매 비중이 높은 나라입니다. 중고차 판매 1위 업체가 카맥스이고, 2위가 카바나입니다. 아시다시피 카바나는 이미 거의 벼랑 끝에 몰려 있는 상황이고, 카맥스 역시 상황이 매우 심각한 상황입니다. 1년만에 순수익이 86% 감소했다는 것은 과히 충격적인 사실입니다. 중고차 소비가 원활하게 이루어지지 않으면, 그 파장이 다른 분야의 소비에도 영향을 미칠 것입니다. 오늘 카맥스 실적이 박살나면서, 신차 판매 업체인 포드도 4% 하락, GM도 6.6% 하락, 테슬라도 9% 하락했습니다.
미국 국채 금리와 달러 인덱스 모두 상승
오늘은 미국 국채 2년물과 10년물 금리, 그리고 달러 인덱스 모두 상승했습니다. 미국 국채 2년물 금리는 4.27%까지, 10년물은 3.69%까지, 달러 인덱스는 104.3까지 상승했습니다. 여전히 견고한 노동 시장을 알려주는 실업수당 청구건수, 예상보다 탄탄한 미국 경제 상황을 알려주는 GDP 3분기 성장률 최종치 등의 결과로 인해 국채 금리는 더 상승했습니다. 이는 앞으로 FED가 제한적 금리를 더 유지할 수 있다는 가능성이 커졌다고 시장은 판단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컨퍼런스보드 경기선행지수가 1% 넘게 감소하며 경기 침체 우려가 커진 탓에, 10년물 금리는 2년물 금리에 비해 상승폭이 적었습니다. 이에 따라 어제 55bp까지 좁혀졌던 국채 장단기 금리 차이는 오늘 다시 60bp 넘게 벌어졌습니다.
게다가 'FED와 싸울 생각을 하지 마라'란 격언을 다시 한 번 되짚어 준 '데이비드 태퍼'의 CNBC 인터뷰가 국채 금리의 상승을 이끌었습니다. 태퍼는 "중앙은행이 하는 말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시장은 자기 마음대로 생각해서는 안 된다. 중앙은행은 앞으로 더 많은 긴축을 진행할 수도 있다. 중앙은행의 결정을 잘 판단해서 투자자들은 투자해야 한다"라고 말하며, '금리를 더 올리겠다는 FED'와 'FED가 금리를 더 올리지 못할 거라고 예상하는 시장 투자자'들의 차이에 대해 우려를 나타냈습니다.
유가는 소폭 하락, 유럽 천연가스는 하락 추세
유가는 오늘 소폭 하락했습니다. 어제 79달러까지 육박했던 유가 WTI는 오늘 78.1달러까지 떨어졌습니다. 하지만 지난 12월 13일 이후 전체적인 추세는 상승 추세이며, 당분간 이런 상승 추세가 이어질 것으로 기관들은 전망하고 있습니다.
유럽 천연가스는 오늘도 큰 폭으로 하락했습니다. 어제 100유로 아래까지 떨어지며 다시 전쟁 전의 가격으로 돌아갔던 유럽 천연가스는 오늘 92유로까지 더 하락했습니다. 약 보름 전인 12월 7일에 149유로까지 올랐던 유럽 천연가스는 보름만에 38%가 하락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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