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미국 주식 뉴스

23년 3월 10일(금), 미국 주식 뉴스 [은행 파산, FED의 발목을 잡을 수 있을까?]

by 미주뉴 2023. 3. 11.
반응형

1. 다행히 그렇게 나쁘지 않은 고용 지표

   금요일은 주요 고용 지표가 나오는 날입니다. 우선 '비농업 일자리 수'는 지난달 50.4만 개에서 이번달 31.1만 개로 감소하였습니다. 하지만 예측치인 20.5만 개보다는 많이 높은 수치였습니다. 여전히 레저, 헬스케어 등의 서비스업 분야에서 일자리가 계속 생겨나고 있으며, IT, 제조업, 금융업 등의 분야에서는 일자리가 감소하고 있는 걸로 나왔습니다. 

 

   하지만 다행히 평균 임금 상승률은 이번달 0.2%를 기록하며, 지난달 0.3%보다 그리고 예상치인 0.3%보다 낮았습니다. 1년 전과 비교해도 4.6% 상승에 그치며, 예측치인 4.7% 상승보다 낮았습니다. 반면 경제활동 참여율은 62.5%로 지난달보다 0.1% 상승했습니다. 특히 25~54세의 노동핵심 인구의 참여율은 이번달에 83.1%까지 오르며, 지난 2020년 팬데믹 이후 가장 높은 수치를 보였습니다. 많은 사람이 노동에 참여하면 자연스럽게 임금 상승률은 둔화될 수밖에 없습니다. 이로 인해 실업률은 지난달 3.4%보다 3.6%로 올랐습니다. 

 

   고용 지표가 발표된 후 증시는 움직임이 나쁘지 않았습니다. 신규 고용 수치 자체는 높은 편이긴 하지만, 실업률은 높아졌고 임금 상승률은 둔화되었고, 노동 참여율은 증가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 정도 고용 지표로는 3월 FOMC 회의에서 50bp 금리 인상을 배제할 수 없다는 의견이 많았습니다. 또한 다음주에 발표되는 소비자물가지수(CPI), 그리고 생산자물가지수(PPI)까지 확인해야 한다는 의견도 많았습니다.

 

고용 지표
고용 지표


2. 실리콘밸리은행 파산으로 인한 후폭풍

   한마디로 나쁘진 않았지만, 그렇다고 증시가 호재로 여길 정도의 고용 지표는 아니란 것입니다. 하지만 오늘 증시의 향방을 결정지을 키포인트는 고용 지표가 아니었습니다. 어제 60% 넘게 하락했던 실리콘밸리은행(SVB)은 오늘 결국 파산했습니다. 실리콘밸리은행은 자산이 2,120억 달러에 달하는 미국에서 16번째로 큰 은행입니다. 미국 역사상 파산한 은행 중 두 번째로 큰 은행입니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금융보호혁신국은 오늘 '불충분한 유동성과 지급 불능함'을 근거로 들며 실리콘밸리은행을 폐쇄하였습니다. 혁신국은 실리콘밸리은행의 기존 예금을 '예금보험국립은행'이란 법인을 새로 만들어 이전하고 실리콘밸리은행의 보유 자산은 매각할 방침이라고 밝혔습니다.

 

   제로 금리에 가까웠던 금리를 1년 만에 4.75%까지 올린 정책이, 드디어 수면 위로 터진 것입니다. 실리콘밸리은행은 제로 금리에 가까웠던 2020년부터 채권에 대규모 투자를 진행해왔는데, 2022년 들어 FED의 공격적 금리 인상에 의해 큰 손실을 본 상태였습니다. 게다가 공격적 금리 인상으로 인해 실리콘밸리은행의 주고객층이었던 스타트업 기업들의 예금마저 급감하면서 자금 부족의 문제를 계속 겪어 왔습니다. 이로 인해 어쩔 수 없이 일부 자산을 매각했고, 결국 2023년 1분기에만 18억 달러의 손실을 봤다고 어제 밝히기도 했습니다.

 

   실리콘밸리은행은 유상증자를 동해 22.5억 달러의 자산을 확보하겠다고 밝혔지만 이 계획마저 수포로 돌아갔고, 결국 금융당국은 실리콘밸리은행을 폐쇄했습니다. 실리콘밸리은행과 비슷한 지역 은행인 시그니처 은행은 -22.87%, 웨스턴 얼라이언스 은행은 -20.88%, 퍼스트 리퍼블릭 은행은 -14.79%가 오늘 하루 만에 떨어졌습니다.

 

   다우존스는 1.07%, 나스닥은 1.76%, S&P500은 1.45% 하락하며 이번주를 마무리했습니다. 다우존스는 32,000선이, S&P500은 3,900선이 붕괴되었으며, 3대 지수 모두 200일 이동평균선 아래로 떨어졌습니다. 그리고 변동성 지수인 VIX지수도 오늘 10% 오르며 다시 25까지 치솟았습니다.

 

3월 10일(금), 미국 증시 움직임
3월 10일(금), 미국 증시 움직임

 

3. 3월 FOMC 25bp 금리 인상 확률이 오르는 이유

   어떻게 보면 가장 안전한 금융기업이 파산한 격이니, 투자자들의 심리는 '위험자산→안전자산'으로 몰렸습니다. 이로 인해 국채 금리는 어제에 이어 오늘도 급락했습니다. 국채로 몰리는 투자자가 많아 매수세가 강해지면, 국채 가격은 오르니 반대로 국채 금리(수익률)은 떨어지는 것입니다. 실리콘밸리은행의 경우 고객 대부분이 스타트업, 벤처기업 등입니다. 일반인은 거의 없습니다. 이들 대부분은 큰 금액을 예금으로 은행에 맡겨 둔 상태여서, 한국처럼 예금보험에 가입되어 있지 않은 경우가 대부분입니다(한국은 5,000만 원까지만 예금을 보장해 줌). 결국 예금을 바탕으로 주식 및 채권 등의 투자 활동을 해온 실리콘밸리는 투자 수익 감소와 높은 금리에 따른 부담으로 파산하게 된 것입니다.

 

   미국 은행 중 16번째로 큰 실리콘밸리은행의 이번 사태가 다른 은행에서 발생하지 않는다는 보장은 없습니다. 만약 도미노처럼 다른 은행들 역시 이런 일이 일어나게 된다면, 문제는 걷잡을 수 없이 커집니다. 미국 재무장관인 재닛 옐런도 "지금 현재 지켜보고 있는 은행들이 더 있다. 앞으로 상황에 따라 정부 차원에서 대책을 내어 놓을 것이다"라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어제 5.08%에서 4.79%로 29bp나 하루 만에 급락했던 미국 2년물 국채 금리가 오늘 다시 4.59%까지 20bp 더 급락한 것도 3월 25bp 금리 인상을 지지하는 이유입니다. FED가 원했던 인플레이션이 잡혀서 금리 인상을 완화하는 거라면 더 좋겠지만, 이틀 만에 2년물 금리가 54bp나 하락한 건 50bp나 다시 올리기 어려운 상황임은 분명합니다.

 

   게다가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한 목적이긴 하지만, FED가 1년 만에 제로 금리를 4.75%나 올린 여파에 대해 FED 역시 주목하고 있습니다. 최근 CPI, PPI, PCE 등이 연이어 높게 나와 FED의 스탠스가 조금 변하긴 했지만, 2월 초만 하더라도 FED는 '과도한 금리 인상에 따른 경제적 여파를 주의 깊게 보고 있다'란 말을 계속 해왔습니다. 미국에서 16번째로 큰 은행이 문제가 터지고 이틀 만에 파산한 건, 매우 심각한 사건입니다. 또한 앞으로 이런 일이 더 나오지 않으리란 보장도 없습니다. 인플레이션을 잡더라도 경제적 타격이 어느 정도 선에서 유지되어야 하는데, 이런 식으로 은행이 파산하게 된다면 정부에서도 이를 그냥 두고 볼 순 없습니다.

 

   물론 이번 파산 사태가 실리콘밸리은행 만의 문제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오늘 여러 은행들의 주가가 하루 만에 다시 폭락했던 것에서 알 수 있듯이, 현재 금융 여건은 좋은 편이 아닙니다. 비단 실리콘밸리은행 만의 문제일 수도 있지만, 금융 여건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다른 은행도 언제든 비슷한 문제가 터질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다음주 CPI가 우선 예상치에 부합하게 나와야 한다는 전제 조건이 있습니다. 아무리 경제적 상황이 50bp를 올리기 어려울 정도로 압박이 거세지더라도, 다음주 CPI가 예상보다 높게 나온다면 FED는 여전히 긴축 정책을 강하게 고수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4. 안전자선 선호 심리가 몰리며 국채 금리는 하락

   앞서 이야기했듯이 실리콘밸리은행의 파산으로 오늘까지 이틀 연속 국채 금리는 하락(국채 가격은 상승)했습니다. 2년물 국채 금리는 오늘 4.79%에서 4.59%로 20bp 하락했으며, 10년물 국채 금리는 3.82%에서 3.70%로 12bp 하락했습니다. 100bp 넘게 벌어졌던 장단기 금리 차이도 오늘 71bp로 좁혀졌습니다. 달러 인덱스 역시 오늘 다시 105 아래로 떨어지며 104.64를 기록했습니다.

 

   유가 WTI는 오늘 75.28에서 76.54달러로 소폭 상승했습니다. 유럽 천연가스는 오늘 47.67에서 53유로로 상승했지만, 여전히 매우 낮은 가격 대입니다.

 

국채 금리, 달러 인덱스, 유가, 천연가스 움직임
국채 금리, 달러 인덱스, 유가, 천연가스 움직임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