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예상보다 둔화한 PCE, 증시는 상승
오늘 아침 유로존 소비자물가지수가 나왔는데, 지난달 8.5%에서 이번달 6.9%로 크게 하락했습니다. 작년 1월 10.6%를 찍은 뒤 지난달까지 하락세를 이어왔는데, 이번달은 더 큰 폭으로 하락했습니다. 다만 변동성이 큰 식료품과 에너지를 뺀 Core CPI는 지난달 5.6%에서 오히려 5.7%로 상승했습니다. 이는 천연가스 폭락 등 에너지 가격의 폭락에 의해 CPI가 낮아진 탓입니다. 에너지를 제외해버리면, 다른 물가 지수는 하락이 아니라 오히려 상승했다는 것입니다.
오늘은 FED가 가장 눈여겨 보는 개인소비지출물가지수가 발표되는 날입니다. 물가지수 중 소비자물가지수인 CPI가 개인소비지출물가지수인 PCE보다 먼저 나오기 때문에 시장은 CPI에 대한 관심이 더 높은 편이지만, FED는 PCE를 더 중점적으로 보고 있습니다. 최근 인플레이션과 관계된 물가지수들의 둔화속도가 더뎌진 탓에, 긴장감이 감도는 가운데 PCE 발표를 숨죽이며 기다렸습니다.
CPI | 미국 가계의 소비를 기반으로 하는 지표 미국 가계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하여 만든 지표 소비자들이 구매하는 상품과 서비스 가격 변화를 측정 |
PCE | 미국 가계와 비가계 모두를 기반으로 하는 지표 미국 가계 및 비영리 단체를 대상으로 데이터를 만든 지표 GDP 보고서도 반영하는 지표 소비자들이 구매한 상품과 서비스 가격 변화, 소득, 세금 등 다른 요소까지 측정 |
PCE는 지난달 5.3%에서 이번달 5%로 하락했습니다. 예측치도 5.1%로 예측치보다 낮았습니다. Core PCE는 지난달 4.7%에서 이번달 4.6%로 0.1% 하락했습니다. 예상치는 지난달 4.7% 그대로였는데, 다행히 그대로를 유지하지 않고 0.1%라도 하락했습니다. 가장 중요한 월간 변동률을 보면, PCE 월간변동률은 지난달 0.6% 상승에서, 이번달 0.3% 상승으로 상승률이 크게 낮아졌습니다. 예측치도 0.5%로 예측치보다 0.2%나 낮았습니다. FED가 가장 신경 쓰고 있는 Core PCE의 월간 변동률은 지난달 0.5%에서 이번달 0.3%로 역시 크게 하락했습니다. 예측치도 0.4~0.6%였기 때문에, 시장이 생각한 것보다 상승률이 크게 둔화됐습니다.
PCE는 시장이 예상한 것보다 훨씬 잘 나왔습니다. 특히 지난달 PCE와 Core PCE 모두 월간변동률이 크게 상승하며, '인플레이션 둔화가 더뎌진 것 아니냐?'에서 더 나아가 '인플레이션이 다시 오르는 것 아니냐?'는 걱정 섞인 우려가 커졌었는데, 다행히 이번달 월간변동률이 예전 수준으로 내려가며 이런 불안감을 해소시켰습니다. 하지만 매번 이야기하고 있는 '서비스물가'가 문제입니다. 이번달 PCE와 Core PCE는 모두 둔화됐지만, 서비스물가는 여전히 매우 높은 상태입니다. 서비스물가는 작년부터 시작하여 이번달까지, 둔화된 모습을 보인 적이 거의 없습니다. PCE와 Core PCE가 낮더라도 서비스물가는 높은 상태이기 때문에, FED 위원들은 이 부분을 걸고 넘어지며 '긴축을 계속 유지해야 한다'고 말하며, 지금껏 해왔듯이 계속 고삐를 당기려고 할 것입니다.
같이 발표된 개인소득과 개인소비를 보면, 개인소득은 지난달 0.6%에서 이번달 0.3%로 감소하였습니다. 예측치가 0.2%로, 예측치보다는 높았습니다. 개인소비는 지난달 2%에서 0.2%로 크게 감소했습니다. 예측치도 0.3%로, 예측치보다 낮았습니다. 소득도 감소했지만, 소비는 더 큰 폭으로 감소했습니다. 게다가 인플레이션 상승률을 반영하면, 소비는 0.2%가 아니라 -0.1%가 됩니다. 물가상승률을 감안하면, 소비는 지난달보다 오히려 0.1% 감소했다는 말입니다. 물가상승률을 감안한 개인소비는 최근 4개월 중 3개월이 마이너스입니다. 하지만 미국 경제성장률(GDP)은 2개월 연속 플러스였고, 이번 2023년 1분기 역시 플러스가 예상됩니다. 미국 GDP 중 내수 소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70%에 달하는 점을 감안하면, 개인소비는 감소하는데, GDP는 성장하고 있는 앞뒤가 맞지 않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계속 되고 있습니다.
오늘은 경제 지표들이 많이 나왔습니다. 시카고 제조업 경기를 알려주는 '시카고 구매관리자지수'는 지난달 43.6에서 이번달 43.8로 상승했습니다. 예측치는 43.4로, 예측치보다 높았습니다. 하지만 수치가 50보다 낮으면 제조업 경기 둔화를 나타냅니다. 시카고 제조업은 작년 9월 이후로 계속 50보다 낮은 수치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미시간대 소비자태도자수는 지난 번 67에서 이번달 62로 크게 낮아졌습니다. 미시간대 소비자태도지수는 총 3번 발표되는데, '예상치 → 잠정치 → 확정치' 순서입니다. 오늘 발표된 건 확정치로, 지난 예상치가 63.2, 잠정치가 63.4였던 것과 비교하면 더 낮아진 것입니다. 아무래도 최근 은행 두 곳이 파산하는 등 금융발 위기의 여파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입니다. 1년 뒤 소비자 기대 인플레이션은 지난 번 4.1%보다 크게 낮은 3.6%로 최종 발표됐습니다. 지난 잠정치도 3.8%로, 잠정치보다도 0.2%나 낮아졌습니다. 최근 금융발 위기로 인해, FED가 예전처럼 금리를 인상하기 어렵다는 시장 분위기가 반영된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5년 뒤 소비자 기대 인플레이션은 지난 잠정치 2.8%에서 2.9%로 오히려 증가하였습니다. 지난 번도 2.9%였으니, 둔화되지 않고 그대로 유지되고 있는 것입니다. 하지만 5년 뒤 인플레이션 기대치는 현재 4개월 연속 2.9%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오늘도 FED 위원들은 긴축에 대한 자기 의견을 말했습니다. 최근 계속 발언을 이어가고 있는 보스턴 총재 콜린스는 "긴축 정책은 계속 이어질 것이며, 올해 말까지는 긴축이 계속 되어야 한다. 5월 FOMC 회의 이전의 경제 지표들을 계속 살펴볼 것이다. 이번 금융발 위기 사태에 FED의 책임이 없는 건 아니다"라고 말했습니다. 상시투표권이 있는 뉴욕 총재 윌리엄스는 "인플레이션을 잡는 게 FED의 가장 중요한 목표이지만, 이번 금융발 위기 역시 FED는 주목하고 있으며 어떤 결과로 이어질지 지켜보고 있다. 이번 사태로 신용 시장이 어떤 변화를 겪게 될지 주목하고 있으며, 이에 따른 고용 시장과 물가지수의 변동도 주의 깊게 관찰하고 있다"라고 말했습니다. FED 위원들 역시 이번 금융발 위기 사태가 자신들이 금리를 급하게 올린 영향임을 인정하는 분위기입니다.
오늘 다우존스는 1.26%, 나스닥은 1.74%, S&P500은 1.44% 상승하며 이번주를 마감했습니다. 다우존스는 다시 33,000선을 확실히 넘어섰고, 나스닥은 12,000을, S&P500은 4,100을 다시 넘어섰습니다. 테슬라 6.24%, 구글 2.81%, 넷플릭스 2.08%, 메타 1.97%, 애플 1.56%, 마이크로소프트 1.50%, 엔비디아 1.44% 등 대부분의 빅테크 기업들이 상승했습니다. 테슬라는 2023년 1분기 차량 인도 예상치가 43.2만 대로 추정되며 급등했습니다. 직전 1분기 인도량은 31만 대였습니다. 애플은 164.9까지 올랐으며, 마이크로소프트는 288.3, 엔비디아는 277.7까지 올랐습니다. 다만 테슬라는 207.4, 아마존은 103.2, 구글은 103.7로 여전히 최고점 대비 하락폭은 큰 편입니다.
2. PCE 하락에 따라 금리는 하락, 유가는 상승
PCE가 낮게 나온 덕분에 국채 금리는 오늘 하락했습니다. 2년물 국채 금리는 4.12%에서 4.03%로 9bp 하락했고, 10년물 금리는 3.56%에서 3.47%로 9bp 하락했습니다. 최근 금리가 하락한 이유는 금융발 위기 때문이었는데, 오늘 금리가 하락한 것은 물가 둔화 때문입니다. PCE는 낮게 나왔지만, 서비스물가는 여전히 높은 상태이기 때문에 앞으로 금리가 하락 추세를 계속 이어갈 수 있을지는 아무도 알 수 없습니다. 서비스물가가 높긴 하지만, 고용지표가 둔화된다든지, 시간당 임금상승률이 둔화되는 모습이 더 보인다면, 금리도 더 하락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또한 금융발 위기 역시 언제든 약한 고리에서 다시 터질 수 있기 때문에, 성급하게 금리 추이를 예측하긴 어려운 상황입니다. 달러 인덱스는 오늘 유로화 약세로 102.21에서 102.59로 소폭 상승했습니다.
유가 WTI는 오늘 74.37에서 75.73달러로 오르며, 다시 75달러를 넘어섰습니다. 3월 13일에 75달러 아래로 떨어진 뒤, 약 보름 만에 다시 75달러로 복귀한 것입니다. PCE가 낮게 나오며, FED의 긴축 정책에 우려가 약해진 탓에 유가는 오른 것으로 보입니다. 유럽 천연가스는 여전히 50유로 아래 머물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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