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피를 못 잡고 있는 증시의 움직임
요즘은 프리마켓이 시작되어도 주식창을 열어보기가 겁이 납니다. 상승하던 추세가 꺾이는가 싶더니, 이제는 다시 하락하는 분위기가 계속 이어지고 있습니다. 수요일도 미국 증시는 갈피를 못 잡고 헤매는 모습이었습니다. 전문가들은 이런 추세가 다음주 소비자물가지수인 CPI가 나올 때까지 이어질 거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사실 오늘도 사상 최고가를 갱신한 기업도 있었고, 다우존스는 연초 대비 8%밖에 감소하지 않은 상태입니다. 기술주가 많은 저로서는 참 답답하고 한숨만 나오는 주식 시장인데, 나스닥도 지난 10월 14일 10,321을 찍은 것을 생각하면, 아직 최저점에서 6% 높은 상태입니다. 생각하고 싶지도 않지만, 만약 다음주 CPI가 높게 나온다면 나스닥은 다시 최저점을 뚫고 더 아래로 내려갈 확률이 매우 높습니다.
캐나다 중앙은행이 오늘 예상대로 50bp 금리를 인상했습니다. 이제 캐나다는 기준금리가 4.25%이며, 이는 2008년 이후 최고 금리입니다. 캐나다 중앙은행은 이번이 마지막 금리 인상일 수 있다는 늬앙스를 풍기기도 했습니다. 인도는 오늘 35bp 금리를 올려 6.25%가 됐습니다. 지난 3번 연속 50bp 금리를 올렸던 거에 비하면, 속도가 둔화된 모습입니다. 인도는 금리가 6.25%이지만, 올해 초 금리가 4%였습니다. 폴란드는 오늘 금리를 동결시키며 6.75%를 유지했습니다. 지난 9월에 25bp를 올려 6.75%를 만든 뒤, 4개월 연속 금리를 올리지 않고 있습니다. 지난 1월 2.25%였던 폴란드는 1년 동안 450bp의 금리를 올렸습니다.
사실 오늘 좋은 소식도 있었습니다. 그동안 코로나로 인해 봉쇄 정책을 펼쳐왔던 중국이, 그동안 소문으로만 완화한다는 뉴스가 들리던 게, 이제는 실제적으로 봉쇄를 풀고 있음이 드러났습니다. 시도 때도 없이 실시한 PCR 검사도 폐지하고, 감금 시설이 아닌 자택에서 치료도 허용하는 등 그동안 고수해오던 코로나 봉쇄 정책 10가지를 모두 폐지했습니다. 광저우 정부 관계자는 "오미크론은 전염력은 강하지만 위독성이 약하다. 광저우에서 현재까지 16만 명의 확진자가 있었지만, 사망자는 없었다. 중증 사례도 4건 뿐이다. 독감과 비슷하거나 오히려 경미한 증상이 나타난다."라고 말하며, 중국이 그동안 펼쳐왔던 '제로코비드 정책'에서 '위드코비드 정책'으로 전환하고 있음을 공개적으로 밝혔습니다. 하지만 미국 증시는 그렇게 큰 반응이 없었습니다.
오히려 중국의 무역 데이터가 더 악화된 것으로 발표되면서 좋은 뉴스는 상쇄됐습니다. 중국은 이번 11월 수출이 지난 달보다 8.7%가 감소하였습니다. 시장 예측치는 -3.5%였는데, 예측치보다 훨씬 낮게 나왔으며 2020년 1월 이후 최고 하락 폭입니다. 11월 수입 역시 10.6%가 급감했습니다. 수입 예측치는 -6.0%였는데 예측치보다 훨씬 큰 폭으로 감소했습니다. 중국 부동산 시장의 장기 침체와 계속된 봉쇄 정책으로 인한 내수 경기 둔화로 인해 경기가 급속하게 위축되고 있는 모습입니다.
게다가 오늘 러시아 대통령 블라디미리 푸틴이 '핵전쟁의 위협이 증가하고 있다'란 말을 전하면서, 증시는 하락세를 계속 이어갔습니다. 푸틴 대통령은 크렘린궁에서 열린 러시아 인권이사회와의 회담에서 "핵전쟁의 위협이 계속 증가하고 있다. 러시아는 어떤 상황에 놓이더라도 먼저 핵무기를 사용하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우리 영토에 대한 공격이 계속 이어진다면, 핵전쟁의 위협은 계속 높아질 수밖에 없다."라고 말하며 전세계를 긴장시켰습니다. "미국의 핵무기가 유럽에 많이 배치되어 있는 반면, 러시아는 핵무기를 다른 영토로 옮기지 않았다. 하지만 위협이 가해진다면 모든 수단을 동원하더라도 동맹국을 보호할 것이다."라고 말하며, 핵무기를 여전히 사용할 수도 있다는 늬앙스를 풍겼습니다.

월요일부터 계속 하락했던 탓인지 오늘 조금은 반등할 기미도 보였지만, 증시의 힘은 생각보다 약했습니다. 결국 다우존스는 0%, 나스닥은 0.51% 하락, S&P500은 0.19% 하락했습니다. 오늘 하루 지수의 움직이만 보더라도 격렬함을 알 수 있습니다. 산타랠리가 올 거라는 기대는 점점 낮아지고 있고, 내년에 확실시 되는 경기침체의 우려가 시장을 점점 잠식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생각보다 심각한 상황인 몇몇 기업들
*코인베이스(COIN): 코인베이스 CEO인 브라이언 암스트롱은 오늘 충격적인 발표를 했습니다. FTX 붕괴 및 최근 암호화폐 가격 급락으로 인해 올해 매출이 작년보다 50% 줄어들 것이라는 충격적인 발표를 했습니다. 이익이 50% 줄어드는 게 아니라, 매출이 50% 줄어든다는 건 충격적인 현상입니다. 현재 코인베이스의 4분기 매출은 작년 4분기보다 75% 감소한 6.2억 달러로 예상됩니다. 매출 50% 감소 소식에도 코인베이스는 오늘 2.71%만 하락했습니다. 이는 이미 연초 대비 84%나 하락한 탓 때문으로 보입니다.
*카바나(CVNA): 카바나는 오늘 주가가 43%가 하락했습니다. 올해 초 240달러였던 카바나의 주가는 오늘 3.83달러까지 떨어졌습니다. 연초 대비 98.4%가 하락한 것입니다. 오늘 Wedbush에서는 온라인 중고차 판매 기업인 카바나의 목표 가격을 1달러로 하향 조정했습니다. 카바나의 채권단은 오늘 공동 행동 협약을 했는데, 이는 카바나 회사의 파산을 고려한 조치로 보입니다. 10년 전에 설립된 카바나는 중고차 및 재택 서비스 수요의 급증으로 2020년과 2021년에 주가가 300% 급등하기도 했었습니다. 하지만 중고차 가격 상승으로 인해 수요가 급격히 감소하고, 이로 인해 매출이 급격히 감소하며 주가도 급락했습니다. 카바나의 재정 구조 역시 매우 취약한 상태로, 매출 및 이익 둔화와 현금 흐름 악화, 부채 급증 등의 악재가 겹치면서 운영이 점점 악화되고 있는 상태입니다. 게다가 파산 위험까지 커지면서 주가는 오늘 급락했습니다.
계속 하락하고 있는 국채 금리, 그리고 달러 인덱스
미국 국채 금리와 달러 인덱스는 오늘 소폭 상승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후반으로 갈수록 매우 급격히 하락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국채 10년물 금리는 오늘 200일 이동평균선마저 뚫고 내려가며 3.4%까지 근접한 상태입니다. 최근 국채 금리와 달러 인덱스가 하락하면 주식 시장은 오르고, 반대로 금리와 달러가 상승하면 주식 시장은 내리던 움직임이 이제는 멈춘 느낌입니다. 오늘 국채 금리와 달러 인덱스는 하락했지만, 증시도 같이 하락했습니다. 예전에는 국채 금리가 낮아지는 게 주식 시장에 긍정적인 뉴스였다면, 이제는 반대로 나쁜 뉴스로 받아들이는 것 같습니다. 이는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가 커졌기 때문입니다.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로 국채 금리가 하락한 탓에, 증시도 하락세로 바뀐 것입니다. 10년물 금리가 3.5% 아래로 떨어졌다는 건, 증시에 분명 좋은 뉴스이지만, 경기 침체 우려도 더 커졌다는 말도 되기 때문에 증시는 힘을 낼 수 없는 것입니다. 정말 혼란스럽고, 그리고 예측하기 어려운 시장 상황으로 접어드는 느낌입니다.

1년 전으로 돌아간 유가, 계속 오르는 유럽 천연가스
유가 WTI는 오늘 72.307달러까지 떨어지며 작년 12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습니다. 최근 유가는 급격히 하락하고 있습니다. 중국 코로나 봉쇄 정책이 급격히 풀리고 있긴 하지만, 중국의 수출과 수입이 예상치보다 더 급락한 탓에 유가도 하락세를 이어갔습니다. 전세계적으로 경제 침체 우려가 매우 높아진 탓에, 유가는 상승할 수 있는 힘을 잃은 것 같습니다. 미국 에너지 관리청(EIA)이 오늘 발표한 휘발유 재고량도 예상치인 150만 배럴보다 훨씬 많은 532만 배럴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유가의 하락세를 이끌었습니다. 유가의 움직임과 다르게 유럽 천연가스는 오늘 149.60유로까지 다시 올랐습니다. 11월 중순에 100유로 아래까지 떨어졌던 유럽 천연가스는 최근까지 계속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유럽 천연가스는 유가와 다른 움직임을 계속 보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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