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CPI는 부합, Core CPI는 높음, 경기 침체를 언급하기 시작한 FED
오늘은 소비자물가지수인 CPI가 발표되는 날입니다. 지난달 6%였던 CPI는 이번달 5%로 크게 하락했습니다. 변동성이 심한 식료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Core CPI는 지난달 5.5%에서 5.6%로 0.1% 올랐습니다. 월간 변동률을 보면, CPI는 지난달 0.4%에서 0.1%로 크게 낮아졌으며, Core CPI는 0.5%에서 0.4%로 낮아졌습니다. CPI 5%는 지난 2021년 5월 이후 가장 낮은 수치이기도 합니다. 전월 대비 변동률을 보면, 임대료인 Shelter는 지난달보다 0.6%올랐으며, 운송 서비스(Transportation servises)는 1.4% 올랐습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다른 항목들은 하락했습니다. 식료품은 지난달과 가격이 같았으며, 의료 서비스는 -0.5%, 중고차 -0.9%, 에너지 -3.5%를 기록하며 지난달보다 하락했습니다.
CPI만 보면 인플레이션에 대해 더 이상 걱정하지 않아도 될 것처럼 보이긴 하지만, 문제는 Core CPI입니다. Core CPI는 예측치 역시 지난달보다 0.1% 오를 것으로 보긴 했지만, 어쨌든 지난달보다 0.1% 오히려 상승했습니다. 게다가 하락 추세가 확실한 CPI와 달리 완전한 하락 추세로 보기도 힘듭니다. 물론 기관들은 Core CPI가 높은 것에 대해 그렇게 크게 걱정하지는 않습니다. 이는 Core CPI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Shleter의 특성 때문입니다. 앞서 기사에서도 몇 번 언급했지만, Shleter는 후행지표로 계약 자체가 단기 계약이 아니라 평균적으로 1년 단위의 계약이다 보니, 실제 상황이 지표에 반영되는데 시간이 1년 이상 걸리는 편입니다. 그렇다 하더라도 너무 계속 상승하고 있긴 한데, 전문가들은 Shelter는 곧 하락할 예정이니 결국 Core CPI 역시 하락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유가도 변수입니다. 최근 OPEC+의 추가 감산 정책에 의해 유가는 다시 80달러를 넘어섰습니다. OPEC+가 언제든 추가 감산을 더 할 가능성도 존재하며, 변수가 많은 유가이기에 언제든 다시 상승할 가능성도 있습니다. 하지만 최근 대두되고 있는 경기 침체 우려를 생각한다면, 수요 감소로 인해 가격이 크게 상승하기는 어려워 보입니다.
CPI 발표 후 증시는 분위기가 좋았습니다. 3대 지수 모두 플러스를 유지하며 상승세를 이어갔습니다. 하지만 본장이 열린 뒤 변동성이 심했습니다. CPI는 좋았지만, Core CPI는 의문을 남겼기에 증시는 오르락내리락하며 시원한 상승을 보여주지는 못했습니다.
그리고 오후 2시에 지난 2월에 열렸던 FOMC 회의록이 공개된 뒤, 증시는 급락했습니다. FOMC 회의록 공개 후 증시가 급락한 이유는, FED가 이번 회의 때 '경기 침체'를 공식적으로 언급했기 때문입니다. FED는 '올해 하반기에 완만한 경기 침체로 접어들 가능성이 높다. 경기 침체가 시작되면, 2년은 지속될 것이다'고 밝혔습니다. 금리 인상에 대한 의견도 서로 갈렸습니다. 일부는 '여전히 높은 서비스물가를 근거로 금리를 인상해야 한다'고 주장했고, 일부는 '경기 침체 및 금융발 위기를 근거로 금리 인상을 중단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FED가 FOMC에서 공식적으로 올해 하반기 경기 침체가 시작될 수 있다란 말을 했다는 소식이 전해진 뒤, 증시는 하락했습니다. 오늘 CPI는 나쁘지 않게 나왔지만, 최근 시장의 이슈가 '인플레이션'이 아닌 '경기 침체'였기 때문에 증시는 하락세로 변했습니다.
샌프란시스코 총재인 메리 데일리는 "인플레이션 수치를 보면 FED가 여전히 해야 할 일이 많다고 생각된다. 3월 CPI 수치는 괜찮았지만, Core CPI는 여전히 높다. 인플레이션이 둔화되려면 경기 둔화 현상이 필요하다. 다만, 경기 둔화가 꼭 경기 침체 수준까지 갈 필요는 없다"라고 말하며, 경기 침체를 언급했습니다. 대표적인 매파 인물 미니애폴리스 총재 닐 카시카리 역시 "Core CPI를 보면 물가가 둔화되는 속도가 빠르지 않음을 알 수 있다. 또한, 시장에서 예측하고 있는 수준보다 더 빠르게 경기 침체가 올 수 있다"라고 말하며, 평소와 다르게 '경기 침체'를 강하게 이야기했습니다. 리치몬드 총재인 토마스 바킨 역시 "주거비와 서비스물가는 여전히 높다. 또한 소비자들의 수요 감소가 지속되고 있음도 나타난다."라고 말했습니다. 오늘 발언한 3명의 FED 위원들 모두, 평소와 다르게 '경기 침체'와 관련된 내용을 언급했습니다.
CPI는 둔화된 수준으로 나왔고, FOMC 회의록에서도 이제는 더 이상 금리를 인상해서는 안 되고 동결해야 한다고 주장한 위원들이 있었다고 기록되어 있긴 했지만, 여전히 시장은 5월 FOMC에서 25bp 금리를 인상할 수 있다고 보는 편입니다. 오늘자 FEDWATCH 배팅을 보면, 금리 동결 확률 35%, 25bp 금리 인상 확률 65%입니다. 오늘 다우존스는 0.11%, 나스닥은 0.85%, S&P500은 0.41% 하락했습니다. FED에서 공식적으로 경기 침체를 언급한 탓에, 이제는 정말 '경기 침체'가 핫이슈가 된 것 같습니다. 앞으로 나올 경제 지표들의 기준이 이제는 '경기 침체'란 잣대로 평가하게 될까요? 아니면 아직 서비스물가는 높기 때문에 '인플레이션'이란 잣대로 여전히 평가하게 될까요? 더욱 더 혼란스러워지는 느낌입니다.
2.
CPI가 예상만큼 둔화된 수치로 나오면서, 국채 금리와 달러 인덱스는 모두 하락했습니다. 2년물 국채 금리는 4.02%에서 3.95%로 7bp 하락했으며, 10년물 금리는 3.43%에서 3.39%로 4bp 하락했습니다. 달러 인덱스 역시 102.13에서 101.53으로 하락했습니다. FED가 경기 침체를 언급한데다, CPI 둔화로 인해 FED의 금리 인상 확률이 낮아졌다고 시장은 판단했기에 금리와 달러 인덱스 모두 하락한 것입니다.
OPEC+의 추가 감산 정책 발표 이후 급등했던 유가는 최근 80달러에서 보합세를 계속 유지했었는데, 오늘은 83.12달러까지 크게 상승했습니다. 경기 침체 우려는 여전히 있긴 하지만, CPI 감소로 인해 달러 인덱스가 하락한데다(달러 인덱스가 하락하면 유가는 상승하는 게 일반적), CPI 둔화로 긴축 정책이 거의 끝나간다고 시장은 판단했기 때문에 유가는 오늘 상승한 것으로 보입니다. 유럽 천연가스는 42.9유로까지 하락하며 여전히 낮은 가격대를 형성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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