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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주식 뉴스

11월 15일(화) / 미국 주식 뉴스 / 김칫국 마시지 말라는 FED 위원이 증시를 끌어내리다

by 미주뉴 2022. 11.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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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큰 랠리 이후 숨고르기를 한 미국 증시

   오늘의 시작은 지난주의 좋은 분위기를 이어받지 못했습니다. 최근에 가장 움직임이 좋았던 다우존스는 플러스로 시작했지만, 나스닥과 S&P500 모두 프리마켓에서 하락세였습니다. 나스닥은 본장이 시작하기도 전부터 1% 하락하는 등 가장 분위기가 좋지 않았습니다. FTX 파산 신청의 충격이 증시에까지 이어지는 걸까요? 지난주 CPI 발표 소식에 묻혀 증시에 큰 영향을 미치지 못했던 FTX 파산 뉴스가, 오늘 오전에는 증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모습이었습니다. 세계 3위 암호화폐 거래소인 FTX의 파산 신청이 가져올 후폭풍은 예상보다 더 거셀 수도 있습니다. 

 

   FTX에 투자했던 개인 투자자, 기관들은 투자한 자금을 돌려받지 못할 가능성도 매우 큽니다. FTX 투자금은 일반적인 은행 예금이 아니라 투자금이기 때문에, 원금을 보장해주지 않습니다. 바이낸스가 하루 만에 FTX 인수를 철회하면서 밝혀진 바로는 FTX의 부채 금액이 현재 1,000억 달러(14조 원)에 이르고 있고, FTX는 도저히 이를 구제할 방도를 찾지 못해 결국 파산 보호 신청을 한 것입니다. FTX 파산 신청으로 일본 소프트뱅크가 1억 달러, 쉐쿼이아 캐피털(헤지펀드)가 2.14억 달러 손실을 보는 등 피해를 보는 기관들이 곳곳에서 생겨나고 있어, 기반이 약한 기관들은 지난 2008년 리만 브라더스 사태 때처럼 도미노격 파산이 이어질 우려도 있습니다.


바이든과 시진핑의 정상 회담
바이든과 시진핑의 정상 회담

   한편 바이든과 시진핑이 만났던 정상회담은 큰 무리 없이 잘 끝났습니다. 두드러지게 큰 결과물은 없었지만, 두 지도자 모두 '공생'을 언급하며 힘을 합해 세계 경제를 잘 이끌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회담에서 말은 저렇게 하면서도 뒤에서는 서로 경쟁하고 공격하는 사이이긴 하지만, 공식적으로 회담을 잘 마무리한 건 여러모로 증시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생각됩니다. 시진핑이 저 정도로 밝은 미소를 지으며 사진을 찍었다는 점은 꽤 긍정적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정상회담 이후에도 증시는 하락세를 계속 이어갔습니다. 


   이번주에 FED 위원들의 발언이 계속 이어지는 것도 증시에는 불안불안합니다. 한때 파월이 기자회견만 하면 증시가 오르던 때도 있었지만, 요즘은 FED 위원의 말이 증시에 부정적일 때가 더 많습니다. 증시가 랠리를 펼치는 상황에서 FED의 목표치인 2% 대 인플레이션을 이루기는 어렵기 때문에 어쩔 수 없는 수순으로 보입니다. 일요일에 있었던 FED 이사 크리스토퍼 월러의 발언이 월요일 증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 같기도 합니다. 월러는 "인플레이션이 둔화하고 있긴 하지만 아직 금리 인상을 멈추기에는 시간이 많이 남았다. 지난주 CPI 발표 후 시장이 너무 앞서갔다고 생각한다. 시장 참여자들 모두 심호흡을 하고 진정해야 한다. 우리는 아직 금리 인상을 끝내지 않았으며, 다음 회의 때도 금리를 인상할 것이다. 이전에도 인플레이션이 둔화되려다 다시 재상승한 적이 있기 때문에 우리는 끝까지 상황을 살펴야 한다."라고 말했습니다. 인플레이션이 둔화되고 있는 것은 맞지만, 다시 오를 수도 있기 때문에 신중해야 한다는 말입니다. CPI 발표 후 나스닥이 7%가 넘게 오르는 등 시장이 너무 과하게 반응하고 있다는 말은 조금 불안하게 들리기도 합니다. 

시장이 너무 앞서가고 있다는 크리스토퍼 월러 FED 이사
시장이 너무 앞서가고 있다는 크리스토퍼 월러 FED 이사

  14일과 16일에 뉴욕 총재인 존 윌리엄스, 14일에 레이얼 브레이너드 FED 부의장, 15일에 리사 쿡 FED 이사, 15일과 16일에 마이클 바 FED 부의장, 16일에 크리스토퍼 월러 FED 이사, 17일에 필립 제퍼슨 FED 이사와 미셸 보우만 FED 이사 등 이번주에 FED 위원들의 발언이 계속 이어집니다. "인플레이션은 확실히 둔화하고 있다. 2023년에는 우리의 목표치인 2%대로 내려오리라 확신한다. 주택시장은 이미 둔화되고 있고, 소비도 감소하고 있으며, 고용 시장 역시 지표는 괜찮아 보이지만 실질적으로는 둔화(대량 해고)하고 있기 때문에 이제는 우리 FED가 인플레이션을 우려하지 않아도 된다. 금리 인상을 이제는 멈추겠다(이런 말을 언제쯤 할지ㅠㅠ)."라는 말을 FED 위원이 벌써 할까요? 아직 시기가 시기이다 보니, 이런 논조보다는 "인플레이션이 둔화되고 있긴 하지만, 한 달만 보고 확신해서는 안 된다. 지속적으로 인플레이션이 둔화되어야 하며, 어줍잖게 금리 인상을 멈추면 더 큰 위험이 닥칠 수 있어 더 신중해야 한다."라는 말을 할 확률이 더 높지 않을까요?


   본장이 시작되고 90분 뒤 나온 소비자 인플레이션 기대치(Consumer Inflation Expectations)는 예상보다 높았습니다. 인플레이션 기대치 단기(1년), 중기(3년), 장기(5년)는 각각 5.9%, 3.1%, 2.4%가 나왔는데, 이는 지난달 5.4%, 2.9%, 2.2%보다 상승한 값입니다. 특히 단기 인플레이션 기대치는 0.5%나 급등했습니다. 지난주 소비자물가지수(CPI)는 많이 둔화되었지만, 소비자들이 실제 체감하는 인플레이션은 여전히 높은 것으로 파악됩니다. 최근 휘발유 가격 상승과 식료품 가격 상승이 소비자 인플레이션 기대치를 끌어올렸습니다. 휘발유 가격은 한 달 만에 0.5%가 상승, 식료품은 한 달 만에 0.7%가 상승하였습니다. 예상보다 높은 인플레이션 기대치가 발표된 탓일까요? 발표 직후 3대 지수는 미끄러지기 시작했습니다.

소비자 인플레이션 기대치는 다시 상승
소비자 인플레이션 기대치는 다시 상승


   하지만 증시는 힘이 약하지 않았습니다. 버티는 힘이 강한 탓인지, 아니면 이미 바닥을 다진 탓인지 3대 지수 모두 바로 다시 상승하기 시작했습니다. 오후 들어서는 3대 지수 모두 플러스로 양전하며 지난주의 상승세를 이어가는 모습이었습니다. 오후 들어 증시가 상승한 이유로 FED 부의장 레이얼 브레이너드의 발언을 들 수 있습니다. 최근 계속 시장에 나쁘지 않은 발언을 했던 브레이너드는 오늘도 증시에 긍정적인 발언을 했습니다. 별다른 내용은 없었지만, "금리 인상 속도를 늦추는 게 필요해 보인다. 지속적인 금리 인상이 경기 침체를 유발할 수 있다는 점을 FED 신중하게 생각하고 있다. 그동안 금리를 단기간에 계속 올렸었고, 대차대조표도 축소해오는 등 여러 방면에서 애를 쓴 덕분에 인플레이션이 어느 정도 잡히고 있다."라고 밝혔습니다. 


   그러나 상승세는 오래 가지 못했습니다. 오후 2시부터 다시 하락하던 증시는 반등하지 못하고 장이 마감될 때까지 계속 하락세를 유지했습니다. 지난주보다 미국 국채 금리와 달러 인덱스가 다시 상승하고 있었긴 하지만 큰 폭의 상승은 아니었으며, 특별한 악재 뉴스가 뜬 것도 없었습니다. 분석가들은 지난주 CPI 발표 후 상당히 큰 랠리가 있었고, 오늘은 랠리 이후 숨을 고르는 모양세 정도로 분석하는 편입니다. FED 부의장 브레이너드가 시장에 긍정적인 말을 했지만, FED 이사 크리스토퍼 월러의 일요일 발언과 오늘 있었던 샌프란시스코 총재 메리 데일리의 발언이 증시에 더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 같습니다. 메리 데일리는 "시장 투자자들은 금리 인상 속도가 늦춰질 수 있음에 기대감을 가지는데, 중요한 것은 속도가 아니라 최종 금리이다. 최종 금리는 5% 넘게 오를 가능성이 높다. 25bp를 올리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 어디까지 올리느냐가 중요하다. 여전히 제한적인 금리를 더 오래 유지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최근 해고가 잦다는 말이 있는데, 이는 IT 관련 기업에 국한된 현상으로 고용 시장의 둔화로 볼 수는 없다."라고 말했습니다. 크리스토퍼 월러와 메리 데일리의 발언을 종합해보면, '김칫국 마시자 말라'는 말입니다. 오늘 다우존스는 0.63%, 나스닥은 1.12%, S&P500은 0.89% 하락했습니다.

다우존스, 나스닥, S&P500 지수 그래프
다우존스, 나스닥, S&P500 지수 그래프


다시 소폭 상승한 국채 금리와 달러 인덱스

   지난주 급락했던 미국 국채 금리와 달러 인덱스는 소폭 상승했습니다. 하지만 미국 국채 10년물 금리는 여전히 3.9% 아래에 있고, 달러 인덱스도 107 아래에 머무르고 있습니다. 미국 국채 금리와 달러 인덱스의 이번주 움직임을 잘 지켜봐야 합니다. 10년물 금리가 3.5% 이하로 하락한다면 증시는 더 달릴 수 있을 것이고, 달러 인덱스 역시 지금처럼 계속  하락세를 유지한다면 증시는 힘을 낼 것입니다. 

미국 국채 2년물, 10년물 금리, 달러 인덱스 그래프
미국 국채 2년물, 10년물 금리, 달러 인덱스 그래프


유가는 하락, 유럽 천연가스는 상승

   유가는 오늘 급락했습니다. OPEC에서 2022년과 2023년 원유 수요량에 대한 전망치를 하향 조정한 탓에 유가는 하락했습니다. OPEC은 지난 4월 이후 벌써 5번이나 원유 수요량을 하향 조정해왔습니다. 기존 전망치는 원유 하루 수요량이 265만 배럴이었는데, 10만 배럴을 더 하향 조정하여 255만 배럴로 전망치를 낮췄습니다. 이는 전세계적으로 경기침체가 우려되고 있는 탓으로 보이며, 2023년 원유 하루 수요량 전망치 역시 224만 배럴로 올해보다 더 낮아질 것으로 예측하고 있습니다. 게다가 중국이 최근 제로코비드 정책을 완화하고 있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지만, 중국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급증하고 있는 것도 유가 하락에 영향을 미친 것 같습니다. 겨울을 맞아 코로나19 확진자가 지금처럼 계속 급증한다면, 중국은 봉쇄정책을 계속 펼칠 수밖에 없을 것이고, 이로 인해 중국 원유 소비량(전세계 1위 소비국이 중국) 역시 여전히 낮을 수밖에 없습니다.

   

   유럽 천연가스 가격은 다시 폭등하였습니다. 100유로 아래로 떨어졌던 유럽 천연가스는 오늘 다시 120유로에 육박할 만큼 가격이 급등하였습니다. 유럽 천연가스는 변동성이 워낙 커서 위로든 아래로든 하루에 10% 움직인 적이 종종 있습니다. 300유로를 넘었던 지난 8월을 생각해보면 여전히 낮은 가격대이긴 하지만, 변동성이 워낙 크고 공급도 제한적인 탓에 안정적인 가격을 언제까지 유지할지 의문입니다.

유가 WTI, 유럽 천연가스 그래프
유가 WTI, 유럽 천연가스 그래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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