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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주식 뉴스

11월 19일(토) / 미국 주식 뉴스 / 점점 커져만 가는 경기 침체 우려

by 미주뉴 2022. 11.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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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의 하락에 배팅하는 풋 비율이 역대 최고

   어제 하락으로 마무리했던 증시는 오늘 프리마켓에서 상승세를 보였습니다. 프리마켓에서부터 나스닥은 1% 상승하며 좋은 출발을 했습니다. 오늘은 옵션 만기일이며, 다음주 목요일, 금요일은 추수감사절로 미국 증시가 이틀 연속 휴장합니다. 그래서 아무래도 오늘 증시의 변동성이 평소보다 클 것으로 예상됩니다. 주식 투자의 한 방법인 옵션은 간단하게 얘기하자면 도박입니다. 옵션은 크게 풋(PUT)과 콜(CALL)이 있는데, 풋은 해당 기업의 주가가 떨어질 것을 예측하여 배팅하는 투자 방법이고, 콜은 해당 기업의 주가가 올라갈 것을 예측하여 돈을 거는 도박입니다. 최근 들어 옵션에 들어오는 투자 금액이 계속 큰 편이라 옵션 만기일(옵션은 기간을 정해두고 배팅하는 투자 방법이어서 만기일이 있으며, 만기일은 옵션에 따라 짧을 수도 있고 길 수도 있습니다)인 오늘 변동성이 상당할 것으로 예측됩니다.

 

   특히 최근 하락장이 계속 이어지면서 풋 옵션 비중이 매우 큰 편입니다. 며칠 전인 11월 16일 풋/콜 비율이 1.46으로 펜데믹이 터졌던 2020년 3월 12일 1.28 이후 최고 수치입니다. 풋/콜 비율이 1이면 풋과 콜에 투자하는 비율이 50:50이란 말로, 이는 시장을 중립적으로 보고 있다는 말입니다. 풋/콜 비율이 1보다 낮으면 풋보다 콜의 비중이 높다는 말이고, 이는 시장의 상승에 배팅하는 사람이 많다는 말입니다. 풋/콜 비율이 1보다 높으면 풋이 콜보다 더 많다는 말로, 시장의 하락에 배팅하는 사람이 많다는 말입니다. 즉, 풋 비중이 펜데믹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며, 오히려 펜데믹 때보다 풋 비중이 더 높다는 말입니다. FED의 피봇을 기대하며 증시는 상승세를 보이는 듯하지만, 잊지 말아야 할 것은 여전히 우리는 하락장 한가운데에 있다는 사실입니다. 

 

  그래도 다행스러운 점은 이틀 전 16일에는 풋/콜 비율이 1.46으로 풋의 비중이 역대급으로 높았었는데, 18일인 오늘의 풋/콜 비율은 0.73으로 콜 비중이 더 높아졌습니다. 콜 비중이 더 높아졌다는 건 시장의 상승에 배팅하는 사람이 많아졌다는 말로 오늘 증시가 상승할 확률이 높다는 말입니다. 하지만 예측은 어디까지나 예측일 뿐, 수많은 변수가 늘 도사리고 있기 때문에 증시의 방향이 어디로 갈지는 아무도 알 수 없습니다.

풋에 배팅하는 사람이 역대급으로 많은 지금의 시장 상황
풋에 배팅하는 사람이 역대급으로 많은 지금의 시장 상황


시장에 별 도움을 주지 않는 FED

   본장이 시작되고 3대 지수는 모두 하락세를 이어갔습니다. 어제 FED 총재 불러드의 '기준금리 7%까지 인상 가능' 발언이 오늘 증시에도 영향을 미치는 분위기입니다. 오늘 발언이 있었던 보스턴 FED 총재 수전 콜린스의 발언도 매파적이었습니다. 수전 콜린스는 "FED의 목표는 금리 인상을 통해 경기를 둔화시키는 데 있다. FED의 최우선 목표는 여전히 물가 안정 회복이다. 12월 FOMC에서 75bp 금리 인상의 가능성도 여전히 존재한다."라고 말하며 여전히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금리를 공격적으로 인상할 수 있다는 발언을 했습니다. 콜린스는 "실업률은 완만하게 상승할 것이다. 이로 인해 노동 시장은 점진적으로 둔화될 것으로 예측한다"라고 말하며, FED가 시장에 큰 무리를 주지 않고 인플레이션을 낮출 수 있다는 발언을 하기도 했습니다.

 

   경제에 큰 타격을 주지 않고 인플레이션을 잡겠다는 말은 올해 초 FED 의장인 파월의 입에서 종종 듣든 말입니다. 올해 초만 하더라도 파월은 SOFT LANDING(연착륙: 경제에 타격을 주지 않고[=경기침체 없이] 물가를 잡는 것)이 가능하다고 계속 이야기를 해왔습니다. 그러다 시간이 점점 지날수록 '이게 아니네?' 싶었는지, 어느 순간부터는 연착륙에 대한 언급이 없었습니다. 그런데 오늘 FED 위원인 콜린스가 연착륙과 관련된 말을 했다는 건 조금은 인상적입니다. 그러나 현재 미국 시장의 상황을 보면 연착륙은 누가봐도 불가능하다고 보이는데 이게 가능하다고 말한 탓인지, 시장은 크게 신경 쓰지 않는 분위기입니다.


이미 경기 침체에 빠졌음을 보여주는 주택판매지수, 경기선행지수

주택판매지수, 경기선행지수
주택판매지수, 경기선행지수

   본장이 열리고 30분 뒤 10월 기존주택판매지수가 발표됐는데, 지난달보다 5.9%가 감소하였습니다. 9월은 8일보다 1.5%가 감소하였는데, 9월보다 더 큰 폭으로 감소하였습니다. 주택판매지수는 펜데믹이 터진 2020년 5월 이후 최저치입니다. 주택거래가 급속하게 냉각되면서 미국 주택 가격이 앞으로 크게 하락할 것이라는 의견이 점점 많아지고 있습니다. 모기지 금리가 역대 최고 수치로 치솟고 있고, 거래량도 급감하고 있어 앞으로 집값이 20% 정도 더 떨어질 수 있다는 의견이 많습니다. 미국 경제에서 주택 시장이 차지하는 비중은 20% 정도 됩니다. 주택 판매 지수 등 여러 주택 지수를 보면 주택 시장은 이미 침체에 빠졌다고 봅니다. 문제는 주택 시장의 침체가 소비자들의 다른 소비 지출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것입니다. 제레미 시걸(늘 FED 정책 비판하는 사람) 와튼스쿨 교수도 집값이 15% 하락할 가능성이 높으며, 모기지 금리가 계속 상승한다면 하락세는 더 가파를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같은 시간에 발표된 컨퍼런스보드 경기선행지수 역시 좋지 않게 나왔습니다. 지난달 -0.5%였던 선행지수는 이번달 -0.4%가 예상치였는데, -0.8%로 더 하락하였습니다. 컨퍼런스보드 경기선행지수는 앞으로의 경제 상황을 예측해보는 지수로 '①제조업 평균노동시간, 주간 실업수당청구건수, ③소비재와 원자재 신규주문, ISM제조업지표 중 신규주문, ⑤자본재 신규주문, 민간 주택허가건수, S&P 500 주가, Leading Credit Index(주요 신용 지수), 장단기금리차, 소비자 기대지수'의 10가지 항목을 기반으로 계산하는 지수입니다. 세부항목 중 '주간 실업수당청구건수'만 여전히 나쁘지 않은 편이고, 다른 항목들은 모두 최근에 계속 좋지 않게 나온 지표들입니다. 따라서 이를 종합한 경기선행지수도 계속 나빠지고 있는 것입니다. 경기선행지수는 펜데믹이 터진 2020년 3월 이후 최저치로, 7개월 연속 마이너스가 나오며 미국이 이미 경기 침체에 빠졌다는 해석도 가능합니다.

 

   경제가 나쁘다는 뉴스가 오히려 FED의 공격적 금리 인상을 멈출 수 있다는 기대감 때문에 최근에는 나쁜 뉴스가 오히려 좋은 뉴스인 것처럼 여겼습니다. 이 논리는 '경제가 나쁘다 → FED가 원하는 방향이다 → FED가 금리 인상 속도를 조절할 것이다'로 이어집니다. 문제는 요즘 들어 이 논리가 깨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고용 시장을 제외한다면 제조업지수나 주택시장 등은 모두 FED가 원하는 대로 둔화되고 있으며 나빠지고 있습니다. 또한 최근 소비자물가지수(CPI)와 생산자물가지수(PPI)가 연이어 예상치보다 낮게 나오며, 실제로 인플레이션이 어느 정도 잡히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런데도 불구하고 FED는 연이어 공격적 기조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시장이 먼저 성급하게 반응하고 있다고 오히려 경고까지 하고 있습니다. 예전 같으면, 컨퍼런스보드 경기선행지수가 나쁘게 나왔으면, '경기 침체네? →  FED가 금리 인상 속도 조절할 가능성이 높아지겠네? → 주가 오르겠네? → 주식 사자!'의 흐름이었지만, 지금은 '경기 침체네? → FED가 금리 인상 속도 조절할 가능성이 높아지겠니? → 아니다, 요즘 FED 보면, 여전히 공격적 기조 유지하겠지'의 생각이 더 지배적입니다.


마지막에 말아올리긴 했지만, 뭔가 찜찜한 증시 움직임

다우존스, 나스닥, S&P500 지수 그래프
다우존스, 나스닥, S&P500 지수 그래프

   오후 막판부터 증시는 상승세로 돌아서긴 했지만, 마지막에 하락세가 다시 더해지는 등 오늘 하루 힘이 없었습니다. 다우존스는 0.59%, 나스닥은 0.01%, S&P500은 0.48% 상승하며 마감했습니다. 모두 상승으로 끝난 것처럼 보이지만 본장 시작할 때 3대 지수 모두 1%가 넘게 상승했던 걸 감안하면, 좋게 마무리된 것으로 보긴 힘듭니다. 그렇다고 해서 본장 중에 그렇게 큰 악재가 있었던 것도 아닙니다. 다우존스와 S&P500은 하락한 만큼 다시 반등하였지만, 나스닥은 하락한 만큼 다시 반등하지도 못했습니다. FED에 대한 기대감이 점점 줄어든 탓일까요? 시장은 FED가 원하는 모양세로 흘러가는 분위기입니다.


FED 위원의 변하지 않는 입장 발표에, 다시 상승하는 국채 금리와 달러 인덱스

   오늘은 미국 국채 금리와 달러 인덱스 모두 다시 상승한 하루였습니다. 하락세를 유지하다 최근 숨을 고르던 국채 금리와 달러 인덱스는 오늘 상승세로 돌아섰습니다. CPI와 PPI 모두 낮게 나오며 금리와 달러 인덱스 모두 하락하던 분위기였는데, FED 위원들의 연이은 매파적 발언으로 인해 금리와 달러 인덱스는 다시 상승하는 분위기로 돌아섰습니다. 물론 아직 완전히 돌아선 건 아니지만, 물가 하락을 보면서도 FED가 공격적 발언을 해대고 있으니, 증시와 국채 금리도 덩달아 불안한 모습입니다.

 

   2년물과 10년물 수익률 곡선 역전도 그 차이가 계속 벌어지고 있어 경기 침체 우려가 점점 커지고 있습니다. 현재 2년물 금리는 4.53%, 10년물 금리는 3.83%로 단기 금리인 2년물의 금리가 장기 금리인 10년물보다 오히려 70bp 가량 높습니다. 원래 장기 금리가 단기 금리보다 높은 게 일반적인 현상입니다. 하지만 경기 침체가 우려되면, 장기 금리가 오히려 단기 금리보다 낮아지며 단기 금리가 장기 금리보다 높아지는 역전 현상이 생깁니다. 현재 2년물이 10년물보다 70bp가 더 높은데 이는 닷컴 버블 사건이 벌어졌던 2002년과 2008년 금융 위기 때보다 그 차이가 더 큽니다. 경기 침체가 우려되는 이 와중에도 FED는 제한적 금리를 유지해야 한다고 말하고 있으니, 그냥 답답한 생각만 요즘 듭니다. FED가 시장이 상승하는 걸 원하지 않는다는 걸 알고는 있지만, 언제쯤 FED의 분위기가 바뀔까요? 성장주에 투자를 많이 하는 저로서는 요즘 한숨이 한 번씩 나옵니다. 물론 당장 팔 생각이 있는 것도 아니고, 5년 이상 길게 보고 하는 투자이긴 하지만, 사람의 심리는 어쩔 수 없나 봅니다.

미국 국채 2년물, 10년물 금리, 달러 인덱스 그래프
미국 국채 2년물, 10년물 금리, 달러 인덱스 그래프


유가와 유럽 천연가스 모두 하락세를 유지

   유가는 오늘도 하락세를 유지했습니다. 11월 9일 94달러까지 육박했던 유가는 계속 하락세를 유지하며 오늘 한때 78달러까지도 떨어졌습니다. 유가 WTI 78달러 가격은 올해 1월 5일 가격입니다. 즉, 오늘 한때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 전의 가격으로 유가는 떨어지기도 했습니다. 전쟁 이후 120달러까지 치솟았던 유가는 계속 하락세를 유지하며 80달러 아래까지 오늘 떨어졌습니다. 이는 중국에서 코로나 확진자가 많이 나온 탓도 있겠지만, 전세계적으로 경기침체가 우려되기 때문입니다. 경기침체에 따라 수요가 계속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 탓에, 유가는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OPEC+에서 하루 100만 배럴까지 감산할 수 있다는 발표가 나오며 유가가 상승하던 게 엊그제 같은데, 공급보다 수요 감소가 더 클 것으로 예상되며 유가는 다행히 힘을 잃은 모습입니다. 

 

   유럽 천연가스도 다시 가격이 어느 정도 진정되며 하락하고 있습니다. 폴란드에 러시아제 미사일이 떨어지며 130유로에 육박하게 치솟았던 유럽 천연가스는, 러시아가 아니라 우크라이나에서 방어용으로 쐈던 미사일이라는 게 밝혀지면서 다시 안정세를 찾는 모습입니다. 올해 겨울을 지낼 정도로 충분히 미리 천연가스를 비축했기 때문에, 올해 겨울 동안은 천연가스 가격이 치솟을 확률은 낮아 보입니다.

유가 WTI, 유럽 천연가스 그래프
유가 WTI, 유럽 천연가스 그래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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