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주 미국 증시는 23일(수요일)에 변동성이 클 것으로 예상됨
늘 그렇듯 증시는 살아 있는 듯 움직입니다. 상황에 따라 변수에 따라 늘 위아래로 움직입니다. 때론 예측한 방향을 벗어나는 움직임을 보일 때도 있습니다. 미국 증시는 연말에 늘 분위기가 좋았습니다. '5월에 팔고 10월에 사라(Sell in May, and Buy in October)', '산타 랠리'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12월부터 미국 증시는 상승세를 탄 적이 많습니다. 하지만 올해도 이런 공식이 그대로 적용될 수 있을까요?
증시가 오르려면 기업들의 실적이 좋든지, 시장의 모멘텀이 좋아져야 합니다. 하지만 지금의 미국 증시는 FED에 따라 주가의 위아래 향방이 결정되는 판국입니다. 경기침체가 우려되며 내년 초까지 기업들의 실적을 크게 기대할 수 없는 상황에서, FED가 금리 인상 속도를 늦추거나 멈추길 시장은 기대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FED는 시장의 기대치를 애써 무시하려는 듯 보입니다.
2주 전에 발표된 소비자물가지수(CPI)와 1주 전에 발표된 생산자물가지수(PPI)는 이전과 달리 크게 둔화된 수치가 나왔습니다. 끈적끈적하며 계속 내려오지 않던 미국의 물가는 최근 들어 확실히 둔화되고 있는 움직임을 보였습니다. 연초에 비해 다우존스는 고작 7.76%, S&P500은 17.33%만 하락한 상태지만, 나스닥은 29.60%가 하락한 상태입니다. 게다가 개별 연초 대비 50% 이상 하락한 기업들도 생각보다 많습니다. 하지만 FED는 여전히 공격적 기조를 버릴 생각이 없어 보입니다.
FED는 물가를 2% 대로 낮추는 게 목표라고 공공연하게 밝혀 왔습니다. FED가 보는 근원 물가지수(Core CPI와 Core PPI)를 보면, 소비자물가지수는 이번달 0.3% 상승으로 1년으로 환산하면 3.6% 상승으로, 생산자물가지수는 이번달 0% 상승으로 1년으로 환산해도 0% 상승입니다. 1년 전 물가와 비교하는 전년 대비도 중요한 수치이지만, 한 달 전 물가와 비교하는 전월 대비 수치가 더 중요합니다. 전월 대비 수치로 보면 확실히 물가가 둔화되고 있는 모습이 보입니다. 하지만 FED는 여전히 인플레이션을 경계하는 모습입니다. 인플레이션을 잡지 못한 무능력한 FED로 기록되기 싫은 모습입니다. 소비자들의 기대 인플레이션을 확실히 잡을 때까지는 지금의 분위기(제한적 금리 유지)를 유지시킬 생각으로 보입니다.
이번주에는 큰 경제지표는 없으며, 수요일에 여러 지표와 함께 FOMC 회의록이 공개되어 변동성이 꽤 클 것으로 예상됩니다. 특히 수요일 다음날인 목요일은 추수감사절로 인해 하루 종일 휴장이고, 금요일도 오후 1시까지만 증시가 개장되는 탓에 수요일 변동성이 더 클 것으로 보입니다. FED의 연이은 매파적 발언으로 FOMC 회의록에 대한 기대치가 이미 낮아진 상태여서 증시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 같긴 하지만, 늘 그렇듯 예측은 큰 의미가 없습니다. 이번주에 발표될 경제 지표들이 FED가 원하는 방향대로 나온다고 하더라도, FED가 지금의 기조를 딱히 바꿀 것 같지는 않습니다. '이런 미리 꺾인 마음을 FED가 원하고 있었던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4분기 미국 GDP 성장률은 4.2%, 경기 침체 맞나?
애틀랜타 GDPNOW의 4분기 미국 GDP 성장률 예측치는 현재 4.2%입니다. 지난 11월 16일에 발표됐던 4.4%보다는 0.2% 감소하였지만, 여전히 높은 수치입니다. 현재 증시가 생각만큼 랠리를 펼치지 못하는 이유 중 하나는 '경기침체+FED의 기조 유지' 콤보 때문입니다. 상식적으로 경기침체는 증시에 부정적인 요소입니다. 하지만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금리 인상을 공격적으로 해오던 FED가 최근 경기침체 우려가 커짐에 따라 더 이상 지금처럼 금리를 올리기 어렵다는 얘기가 곳곳에서 나오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최근 FED 위원들은 이런 시장의 기대감과 전혀 다른 발언을 하며 시장의 기대치를 무너뜨렸습니다. 최근 FED의 분위기는 경기 침체가 오더라도, 인플레이션이 둔화되는 모습이 보이더라도, 금리는 계속 높은 상태로 유지해야 한다는 분위기입니다. 증시 상승에 전혀 도움을 주지 않는 모습으로, 최근 주가가 지지부진한 이유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4분기 GDP 성장률이 4%가 넘는다는 것은 의아스럽습니다. 분명 여러 경제 지표들은 경기 침체가 다가오고 있음을, 아니 이미 경기 침체가 시작되었음을 나타내고 있는데 미국 경제는 4%가 넘게 성장할 수 있다니 아이러니한 상황입니다. GPD 성장률이 4%가 넘는데, 경기 침체라고 할 수 있을까요? 경기가 침체된 상황인데 성장률이 좋을 수 있을까요? 상식적으로 앞뒤가 안 맞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만약 경기 침체도 오지 않고, FED도 금리 인상 속도를 조절하거나 인상을 중단한다면 금상첨화인 상황이겠지만, 반대의 경우는 최악의 상황이 됩니다. 미국 GDP 성장률이 높더라도 경기는 침체되고(이게 말이 되지 않는 상황인 건 맞지만, 지금의 상황이 이렇습니다), FED는 여전히 제한적 금리를 유지하려 한다면 앞이 깜깜합니다.
제조업 지수나 주택 시장 등의 주요 지표들은 이미 침체로 들어서고 있는데도 GDP 성장률이 높은 이유는 여전히 탄탄한 소비 때문입니다. 타겟(TGT)의 이번 실적을 보면 소비가 탄탄하지 않다고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월마트(WMT)의 실적을 보면 또 반대입니다. 타겟이 월마트보다 실적이 저조한 이유는 타겟이 좀 더 고급 제품을 판매하는 곳이기 때문입니다. 인플레이션이 심각한 상태로 계속 이어지다 보니 소비자들은 좀 더 저렴한 상품을 찾았고, 이게 월마트의 실적이 좋게 나온 이유 중 하나입니다. 월마트는 미국 점포 매출이 지난 2분기보다 8.2%나 성장하였으며, 다가올 4분기에는 더 성장할 것으로 예측했습니다. 게다가 월마트뿐만 아니라 홈디포(Home Depot), Lowe's, TJX 등 소매판매업체들의 실적을 보면 미국 내수 소비가 여전히 탄탄함을 알 수 있습니다.
미국 가계의 저축률은 계속 낮아지고 있습니다. 팬데믹 이후 미국 정부가 돈을 많이 풀어 저축률은 한때 27%를 넘어서기도 했었지만, 최근 미국 가계의 저축률은 5% 아래까지 떨어진 상태입니다. 하지만 미국 가계 저축 금액 자체가 워낙 크다 보니, 저축률 감소가 소비 활동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한 편입니다. 미국 정부가 계속 돈을 푼 끝에 2021년 한때 미국 가계 저축액은 2.3조 달러를 넘어섰었습니다. 지금은 많이 감소하여 저축 금액이 1.7조 달러이지만, 1.7조 달러란 수치도 역대 최대 수치일 만큼 큰 돈입니다. 미국 GDP에서 미국 내 소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70%에 이르다 보니, 소비 활동이 원활하면 GDP 성장률도 좋게 나올 수밖에 없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소비 활동이 빨리 감소해서 경제가 망가지고 FED가 피봇(시장에 다시 돈을 푸는 것)하는 과정이 예측대로 이루어진다는 보장도 없습니다. 여러모로 진퇴양난인 상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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