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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주식 뉴스

12월 14일(수) / 미국 주식 뉴스 / CPI는 잘 나왔지만, 약빨이 떨어진 듯한 미국 증시

by 미주뉴 2022. 12.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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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PI 약발이 들지 않았던 오늘의 미국 증시

   오늘은 소비자물가지수가 발표되는 날입니다. 소비자물가지수인 CPI는 본장이 시작되기 한 시간 전에 발표됐습니다. CPI는 놀라울 정도로 괜찮게 나왔습니다. 지난주 금요일에 발표됐던 PPI는 조금 불안하게 발표됐지만, 오늘 CPI는 좋았습니다. CPI 발표 후 주가는 지난달 CPI가 나온 뒤 폭등한 것처럼 급등하기 시작했습니다. 지난 11월 10일에 CPI가 잘 나오면서 나스닥은 7.38%, S&P500은 5.5%, 다우존스는 3.23%가 상승했습니다. 오늘 출발도 마치 지난 11월 10일과 같은 느낌이었습니다. 본장이 시작되기 전부터 나스닥은 벌써 3.7% 상승했습니다. 하지만 본장이 시작되고 난 뒤부터 3대 지수는 계속 하락하기 시작했습니다. CPI가 분명 예상한 것보다 잘 나왔는데도 불구하고, 3대 지수의 하락세는 멈춰지지 않았습니다. 심지어 오후 1시 경에는 나스닥과 S&P500은 오늘 상승분을 다 날렸고, 심지어 다우존스는 마이너스까지 떨어지기도 했습니다. 장 막판까지도 지수의 움직임은 보합세 수준이었습니다. 결국 다우존스는 0.3%, 나스닥은 1.01%, S&P500은 0.73% 상승하며 프리마켓 상승분을 모두 날리며 마감됐습니다.

다우존스, 나스닥, S&P500 지수 움직임
다우존스, 나스닥, S&P500 지수 움직임

   무엇이 문제였을까요? CPI만 놓고 보면, 지난달보다 오히려 더 긍정적으로 해석할 수 있는 수준으로 발표됐는데도 왜 증시는 상승세를 이어가지 못했을까요?

 

1. 예상치에서 크게 벗어난 수치는 아니며, 이미 시장에 반영되었다.

   소비자물가지수인 CPI의 이번달 예상치는 7.3%(평균값)였으며, 실제로는 0.2% 하락한 7.1%가 나왔습니다. 근원 소비자물가지수인 Core CPI의 예상치는 6.1%였고, 실제로는 6%가 나왔습니다. 예상치와 불과 0.1~0.2%밖에 차이가 나지 않는 결과이니, 예상치에 부합한 수준으로 봐야 한다는 말입니다. 지난달의 경우, CPI는 예측치보다 0.3~0.4% 하락, Core CPI는 예측치보다 0.2~0.4% 하락하였기 때문에 하루 만에 증시가 3~7% 올랐지만, 이번달은 지난달보다는 못하다는 말입니다. 게다가 어제 이미 CPI를 앞두고 증시는 1.5% 상승했습니다. CPI 예상을 좋게 해서 이미 증시가 올랐기 때문에, 오늘 상승폭이 적었단 말입니다.

 

2. 아직 FOMC 회의 전이다.

   CPI는 분명 좋게 나왔지만, FOMC 회의까지 지켜봐야 한다는 의견입니다. 이번 12월 FOMC에서는 12월 기준금리 결정 외에도 앞으로의 기준금리 동향에 대해 알 수 있는 점도표와 경제전망표(실업률, GDP 성장률, 인플레이션 예측치 등)도 공개됩니다. CPI는 두 달 연속 둔화됐지만, CPI 결과만 보고 섣불리 거래를 하는 것보다, 내일 FOMC 회의 결과까지 참고하여 거래를 하려는 투자자들이 많은 탓입니다. 12월 기준금리 결정이야 50bp 인상이 확정적이지만, FED가 내년인 2023년, 그리고 내후년인 2024년까지 금리를 어떻게 올릴지(혹은 내릴지)에 대해 시장은 더 주목하고 있습니다. 파월이 앞서 긍정적인 연설을 한 건 맞지만, FED는 아직 금리 인하를 생각하고 있지는 않습니다. 금리 인상 속도를 완화한다는 말이, 금리를 인하한다는 말은 아닙니다. 

①급격한 금리 인상 → ②금리 인상 속도 완화 → ③금리 인상 중단 → ④금리 인하

의 사이클에서 보면, 아직도 ①입니다. FED는 현재 ①에서 ②로 넘어갈지 말지를 고민하는 단계입니다. 시장이 궁극적으로 원하는 것은 ④입니다.

 

3. 둔화되고는 있지만, 여전히 높은 물가 수준

   예측치보다 둔화되고 있긴 하지만 물가가 아직 낮은 수준은 아닙니다. 시장이 원하는 것은 단순한 '금리 인상 속도 완화'가 아닌 '금리 인하'일 것입니다. 그리고 인플레이션이 결국 꺾일 수밖에 없다는 건 모두가 아는 사실입니다. 다만 어느 정도 시간이 걸릴지, 그리고 경제에 어느 정도 피해를 입히면서 꺾일지는 알 수 없습니다. FED가 목표로 하는 Core PCE 또는 Core CPI가 2%대로 떨어지려면 아직도 멀었습니다. 오늘 Core CPI가 6%니, 2%대로 가려면 아직도 갈 길이 멉니다. 게다가 올해 Core CPI의 흐름을 보면,

1월 2월 3월 4월 5월 6월 7월 8월 9월
6.0% 6.4% 6.5% 6.2% 6.0% 5.9% 5.9% 6.3% 6.6%

   지난 3월 6.5%를 찍었던 Core CPI는 이후 6월과 7월에 5.9%를 연이어 찍으며 인플레이션이 하락한 것처럼 보였습니다. 하지만 8월부터 다시 상승하기 시작한 뒤, 9월에는 3월 전고점마저 뚫고 올라갔습니다. FED가 원하는 2%대의 Core CPI(또는 PCE)가 되려면 아직 멀었습니다. 

 

4. 경기 침체 우려

   지난 10월과 달라진 점은 현실화되고 있는 '경기 침체 우려'입니다. 경기 침체 우려에 대한 얘기가 오간 게 하루이틀 일은 아니지만, 연말이 다가오면서 '경기 침체'에 대한 이슈가 점점 커지고 있습니다. 2023년을 대비하여 여러 기관들의 조사 결과나, 기업 CEO들의 인터뷰 등을 통해 최근 들어 연일 '2023년 경기 침체'에 대한 보도가 계속 이어지고 있습니다. 얼마 전까지 '인플레이션이 하락하면 주식은 상승한다!'란 생각이 지배적이었다면, 이제는 '인플레이션은 어차피 내려올 것이고, 문제는 경기 침체다!'란 생각이 많습니다. 시간은 걸리겠지만 인플레이션은 결국 하락할 수밖에 없습니다. 문제는 내년에 올 수 있는 경기 침체입니다. FED가 계속 주장해오던 소프트랜딩(경제에 타격을 주지 않고 물가를 잡는 것)처럼 경기 침체가 얕게 지나간다면 괜찮겠지만, 경기 침체의 깊이가 어느 정도 깊을지 그리고 그 기간은 어느 정도일지 아무도 예상할 수 없습니다. 경기 침체가 만약 온다면 증시에도 좋은 영향을 미치진 않을 것입니다. 경기 침체는 기업들의 실적을 악화시킬 것인데, 주가는 결국 실적에 부합할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기업들의 실적 악화가 계속 이어진다면, 내년에도 희망적인 움직임을 기대하긴 어렵습니다.


생각보다 괜찮은 CPI

CPI, Core CPI
CPI, Core CPI

소비자물가지수 세부 항목을 살펴보면,

FOOD
(음식)
Energy
(에너지)
New vei-
(신차)
Used car-
(중고차)
Apparel
(의류)
Shelter
(주거비)
Transportation
(교통비)
Medical care
(의료비)
0.5% 상승 1.6% 하락 - 2.9% 하락 0.2% 상승 0.6% 상승 0.1% 하락 0.7% 하락

*음식: 음식은 0.5% 상승하였습니다. 하지만 올해 들어 0.6~1.2%씩 매월 상승하던 추세였기 때문에, 조금은 진정된 모습입니다. 다만 지난주 발표된 생산자물가지수인 PPI에서 음식은 3.3%가 상승했습니다. PPI가 CPI 선행지표이기 때문에, 다음달 음식 부문의 상승폭은 다소 높을 수도 있습니다.

*에너지: 에너지는 1.6% 하락했습니다. 최근 원유 가격의 하락이 계속 이어지고 있어, 어느 정도 예상한 바입니다. 전체 에너지 가격은 1년 전과 비교해서 13% 상승한 수준으로, 많이 하락하였습니다.

*신차: 신차는 지난달과 가격이 같았습니다. 연말이 되면 신차가 많이 발표되고, 페이스리프트 등으로 가격을 많이 상승시키는 편인데, 가격이 유지되고 있어 다행입니다. 신차의 가격은 지난달까지 0.4~1.0%씩 계속 상승해 왔습니다.

*중고차: 이번 CPI를 낮춘 항목입니다. 중고차는 지난달 대비 2.9%나 하락했습니다. 올해 초만 하더라도 1.6~1.8% 상승하며 CPI를 높인 주범이었던 중고차가, 이제는 CPI를 낮추는 항목으로 변했습니다. 

*주거비: 주거비는 여전히 CPI를 높이는 주범입니다. 하지만 주거비의 경우 미국은 대부분 '고정금리'이고, 계약도 최소 1년이기 때문에, 실제 주거비가 CPI에 반영되려면 시간이 최소 1년 이상 걸립니다. 지난 연설에서 파월도 언급했듯이 주거비와 관련된 여러 선행 지표(주택 시장 지표)들은 이미 하락세로 접어든지 꽤 됐기 때문에, 내년부터는 주거비의 하락을 볼 수 있을 전망입니다.

*교통비: 교통비도 0.1% 하락했습니다. 최근 0.5~1.9% 상승하며 CPI를 높여왔던 교통비가 지난달 대비 하락했습니다. 한때 예상보다 높은 항공권 가격 상승으로 CPI 역시 상승했던 적이 있는데, 이제 다시 하락세로 접어들었습니다.

*의료비: 의료비 역시 두 달 전만 하더라도 0.4~1.0%씩 매월 상승하던 항목입니다. 최근 두 달 연속 0.6% 하락, 0.7% 하락하며 CPI의 상승세를 둔화시키는 항목입니다.

 

   찬찬히 뜯어보면, 매우 긍정적인 CPI 지표임을 알 수 있습니다. 가장 문제인 음식과 주거비 중 주거비는 천천히 반영되는 항목이기에, 음식의 가격만 어느 정도 잡히면 CPI의 하락세는 계속 이어질 전망입니다. 밀, 옥수수 등 원재료 가격도 연초 대비 큰 폭으로 하락한 상태이며, 채소, 계란 등 폭등한 음식 품목의 하락세만 이어진다면 생각보다 큰 폭으로 CPI가 떨어질 수도 있습니다. 게다가 이번 CPI에서 주거비를 제외하면, 지난달 대비 0.13% 하락한 것으로 나옵니다. 떨어지고 있는 주거비만 제대로 CPI에 반영되기 시작하면, 전 달 대비 상승이 아니라 하락을 볼 수도 있다는 말입니다.


CPI 발표 후, 하락한 국채 금리와 달러 인덱스

미국 국채 금리, 달러 인덱스 움직임
미국 국채 금리, 달러 인덱스 움직임

   미국 국채 금리와 달러 인덱스는 오늘 매우 급격한 하락세를 보여줬습니다. 장 막판에 가서는 소폭 상승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지만, CPI 발표 후 급락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CPI 발표 후 4.44%였던 미국 국채 2년물 금리는 4.14%까지, 3.62%였던 미국 국채 10년물 금리는 3.43%까지, 105였던 달러 인덱스는 103.68까지 떨어졌습니다. 2년물은 짧은 시간에 30bp가, 10년물은 19bp가 하락했습니다. 85bp까지 벌어졌던 장단기 금리 차이도 70bp까지 줄어들었습니다. 달러 인덱스가 103대인 것은 지난 5월로 되돌아간 수치입니다. 


유가, 유럽 천연가스 가격 모두 상승

   유가 WTI는 오늘 상승하였습니다. 73달러에서 시작한 유가는 오늘 한때 76달러를 넘어서기도 했습니다. 60달러 대로 떨어질 수 있다는 보도가 나온 게 어제였는데, 하루 만에 75달러를 훌쩍 넘어섰습니다. OPEC+ 원유 감산 정책, 러시아산 원유 상한제 실시, 중국의 리오프닝 소식, 중국의 코로나 환자 증가 소식, 경제 침체 우려 등 유가와 관련된 다양한 변수들이 늘 변하기 때문에 유가는 하루하루 예측할 수 없는 움직임을 계속 보이고 있습니다. 

 

   유럽 천연가스의 가격은 오늘 소폭 상승하였습니다. 상승 추세를 여전히 유지하고 있긴 하지만, 130~140유로에서 머무르고 있는 상태입니다. 최근 EU 위원들이 모여서 유럽 천연가스 가격을 제안하기 위한 협상을 모색하고 있습니다. 원유의 경우도 '러시아산 원유 가격 상한제 도입'이 생각보다 원유 가격에 큰 영향이 없는 것처럼, 천연가스 가격 상한제 도입 역시 실효성이 없을지 한 번 지켜봐야 할 듯 합니다.

유가 WTI, 유럽 천연가스 움직임
유가 WTI, 유럽 천연가스 움직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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