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지표, 겉모습은 부정적, 그러나 속은 긍정적?
1월 6일 오늘도 프리마켓에서 3대 지수 모두 상승하기 시작했습니다. 2023년 들어 화요일부터(월요일은 증시 휴장) 금요일까지 공통점은, 일단 프리마켓에서 시작은 증시가 상승한다는 것입니다.
2023년 증시 | → | 프리마켓에서 일단 상승 |
→ | 경제지표 발표 |
→ | 증시 하락 | → | 계속 하락 |
반등 |
금요일도 일단 시작은 좋았습니다. 오늘은 아주 중요한 지표가 발표되는 날이기도 합니다. '구인이직(JOLTs) 보고서', 'ADP 고용보고서', '주간신규 실업수당 청구건수'에 이어, 오늘은 '비농업 일자리 수'와 '실업률'이 발표됩니다. 사실 이번주에 계속 탄탄한 고용지표들이 발표됐기 때문에, 오늘 발표되는 고용지표 역시 걱정스러운 시선이 많았지만 증시는 일단 상승으로 출발했습니다.
이번달 20만 명의 일자리를 예상했던 비농업 일자리 수는 22.3만 명이 나왔습니다. 예측치보다 2.3만 명이나 높았다는 것만 보면 부정적인 지표로 볼 수도 있지만, 지난달 25.6만 명에 비하면 한 달만에 3.3만 명이 감소했습니다. 또한 22.3만 명은 2022년 이후 최저 수치이기도 하고, 지난 7월에 53.7만 명을 기록한 뒤 6개월 연속 하락하고 있습니다. 실업률이 3.5%였던 점도 부정적이었습니다. 지난달 3.6%였던 실업률은 이번달 3.7%를 예상했는데, 팬데믹 이후 최저 수치인 3.5%가 나왔습니다.
오늘 발표된 대표적인 고용지표들만 보면 노동 시장은 여전히 탄탄해 보입니다. 그래서 고용지표가 발표된 이후 증시는 하락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이내 증시는 상승세를 이어갔습니다. 오늘 증시의 상승세는 생각보다 강했습니다. 좋지 않은 고용지표에 이어 본장 시작 후 발표된 'ISM서비스업 구매관리자지수 PMI'마저 예상치보다 훨씬 낮게 나오면서, 증시는 다시 급락할 것만 같았습니다. 서비스업 PMI가 50 밑으로 떨어진 건 2020년 팬데믹 이후 2년만에 처음 있는 일입니다. 하지만 증시는 약하지 않았습니다. 오늘 나온 경제 지표들의 겉모습만 보면 증시는 급락해도 이상할 것 없었는데, 증시는 오늘 급등했습니다. 급등세를 유지한 끝에 다우존스는 2.13%, 나스닥은 2.56%, S&P500은 2.28% 상승하며 2023년 첫 주를 마감했습니다. 고용지표가 증시에 도움이 되지 않게 나온 것 같은데, 증시는 왜 급등했을까요?
예상치인 20만 명보다 2.3만 명(11%)이나 높게 나온 것만 보면, 고용시장의 탄탄함 때문에 증시는 하락해야 합니다. 하지만 정부에서 발표하는 비농업 일자리 수 관련 세부 지표들에 반전이 있었습니다.
좋은 고용 지표 |
↓ |
탄탄한 노동 시장 |
↓ |
높은 임금 압박(임금 상승 우려) |
↓ |
서비스 물가 상승 압박 |
↓ |
높은 인플레이션 유지 |
FED가, 그리고 시장 투자자들이 좋은 고용 지표를 경계하는 이유는 고용이 잘 되고 있다는 사실 그 자체에 있는 게 아니라, 좋은 고용 지표가 결국 '계속되는 임금 상승'을 의미하고, 이것은 '인플레이션이 계속 높게 유지'될 수 있음을 의미하기 때문에 시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입니다. 그러나 오늘 나온 고용지표를 보면, 위의 <표>의 연결 고리가 이어지지 않는 흐름입니다.
좋은 고용 지표 |
↓ |
탄탄한 노동 시장 |
↓ |
그러나 임금 상승률은 둔화 |
↓ |
서비스 물가 하락(인플레이션 하락) |
FED가 원하는 연착륙(Soft Landing) |
① 예상한 것보다 하락한 임금 상승률
오늘 실업률도 역대급으로 낮게 나오고, 일자리 수도 예상보다 11%나 증가하였지만, 임금 상승률은 예상치보다 낮았습니다. 시간당 임금 상승률은 1년 전 대비 4.6% 증가한 수치로 나왔는데, 이는 지난달 4.8%보다 0.2% 하락한 것이며 2021년 8월 이후 가장 낮은 수치입니다. 작년 3월 5.6%였던 임금 상승률을 생각하면, 10개월 만에 1%나 떨어졌습니다. 1달 전 대비로도 지난달 0.4% 상승보다 0.1% 하락한 0.3%를 기록했습니다. 이번달 임금 상승률 예상치가 0.4~0.5%였으니, 확실히 둔화된 모습입니다. 0.3%를 1년으로 환산하면,3.6% 임금 상승률로, 이는 FED가 원하는 3~4% 임금 상승률과 일치하는 수준입니다.
② 경제활동참여율 상승
경제활동참여율이 상승한 것도 긍정적인 지표입니다. 팬데믹 이후 FED에서 경제활동에 참여하지 않아도 충분한 돈을 계속 지급하다 보니 미국 가계의 경제활동참여율은 계속 낮은 상태로 이어져 왔습니다. 2020년은 경제활동참여율이 61.5% 수준에서, 2021년은 61.7% 수준에서, 2020년은 62.2~62.3% 수준에 머물렀습니다. 팬데믹 이전에 63%였던 걸 생각하면 오늘 발표된 62.3%는 여전히 낮은 수치이긴 합니다. 하지만 지난달에 비해 참여율이 올랐으며, 예측치인 62.1%에 비하면 0.2%나 상승했기 때문에 증시는 이를 긍정적으로 해석한 것 같습니다.
③ ISM 서비스업 구매관리자지수도 긍정적으로 해석
ISM 서비스업 PMI는 오늘 49.6이 발표되며, 지난달 56.5보다, 그리고 예측치인 55보다 크게 낮게 나왔습니다. 서비스업 PMI가 50보다 낮게 나온 건 지난 2020년 5월 이후 처음입니다. 사실 어제까지 증시의 흐름을 보면, 오늘 서비스업 PMI가 크게 하락하며 50보다 낮게 나온 것은 증시가 하락해야 하는 요인입니다. 이번주 화요일에 제조업지수가 50보다 낮게 나오며 증시가 급락했던 걸 생각하면 말입니다. 그런데 같은 지표도 상황에 따라 다르게 해석할 수 있듯이, 오늘 평균임금상승률이 꺾였다는 지표 발표 후에 서비스업 PMI가 나온 덕분에, PMI를 시장은 긍정적으로 해석했습니다. 사실 서비스업은 미국 경제의 2/3을 차지할 만큼 미국 경제에서 매우 큰 비중을 차지합니다. 따라서 서비스업이 둔화(혹은 침체)되고 있다는 건 증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쳐야 합니다.
서비스업 경기 둔화 |
→ | 경기 침체 우려 확산 | → | 증시 하락 |
→ | 서비스 물가 하락 기대 | → | 증시 상승 |
하지만 오늘 시장은 서비스업 경기 둔화를 경기 침체 우려 확산으로 보지 않고, 서비스 물가 하락으로 봤습니다. 앞서 임금 상승률 하락에 이어, 서비스업PMI지수 하락도 서비스 물가 하락 즉, 서비스 임금 하락으로 본 것입니다. 파월 의장도 이전 발언에서 계속 '상품 물가는 하락하고 있지만, 노동시장의 견고함으로 인해 서비스 물가는 여전히 높다.'라고 말했습니다. 서비스 물가가 높다는 건 결국 서비스 업종 임금이 높다는 것과 같은 말이고, 이는 서비스업이 너무 활성화되었다는 말로 볼 수 있습니다. 따라서 시장은 오늘, 이런 부분들도 긍정적으로 해석하는 모습이었습니다.
정리하자면, 오늘 있었던 일을 시장은 연착륙(Soft Landing)으로 봤습니다. 작년 상반기만 하더라도 파월이 매번 이야기하던 게 Soft Landing입니다. 파월은 경기 침체 없이 인플레이션을 잡을 수 있다고 자신했습니다. 하지만 하반기에 들어서 경기 침체 조짐이 여기저기서 나오다 보니, Soft Landing이란 말은 쏙 들어갔었습니다. 사실 오늘 임금상승률이나 경제활동참여율이 3대 지수가 모두 2% 넘게 상승할 정도로 엄청 좋게 나왔다고 보긴 어렵습니다.
인플레이션의 최종 보스인 임금상승률은 하락하는데, 고용도 여전히 나쁘지 않다는 건 경기 침체 없이 물가가 잡힐 수 있다는 것 |
시장은 이렇게 해석한 것 같습니다. 사실 노동시장이 붕괴되지 않고 인플레이션의 정점인 노동 임금이 하락한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은 결과입니다. FED가, 그리고 시장 투자자들이 노동시장이 둔화되길 원했던 이유도 결국 노동 임금의 하락을 바랐기 때문입니다. 임금이 잡히는데, 굳이 노동시장이 붕괴될 필요는 없습니다.
물론 부정적인 의견도 있습니다. '실업률도 역대 최저 수준이고, 임금 상승율도 예상치보다 낮게 나왔을 뿐 여전히 계속 상승하고 있다. 하지만 예측치보다 한 번 겨우 낮게 나온 임금 상승률이 다음달, 그리고 그 다음달에도 계속 이어질 수 있을까? 현재 고용시장의 전반적인 분위기를 보면, 다시 오를 확률도 충분하기 때문에 섣불리 판단해서는 안 된다'란 의견도 충분히 논리적인 주장입니다. 그래도 ISM 서비스업 PMI의 세부지표를 보면, 조금은 긍정적인 해석이 가능합니다. 서비스업 고용 지수는 지난달 51.5보다 크게 하락한 49.8을 기록했습니다. 실업수당 청구건수 및 고용보고서를 보면 서비스업 고용이 계속 증가하고 있는 게 문제였는데, ISM 서비스업 고용 지수는 반대로 하락하고 있습니다. 어디서 조사하느냐? 그리고 어떻게 조사하느냐에 따라 결과가 갈리는 듯합니다. ISM 서비스업 가격 지수도 계속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지난달 70을 기록했던 가격 지수는 이번달 67.6을 기록하며, 8개월 연속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게다가 67.6이란 수치는 2021년 이후 최저 수치이며, 2022년 4월에 85에 달했던 걸 생각하면 확실히 인플레이션은 꺾이고 있는 모습입니다.
국채 금리와 달러 인덱스는 큰 폭으로 하락, 유가와 유럽 천연가스는 소폭 하락
오늘 나온 고용지표를 긍정적으로 해석하며, 미국 국채 금리와 달러 인덱스도 모두 급락했습니다. 미국 국채 2년물 금리는 4.46%에서 하루만에 20bp나 하락한 4.26%까지 하락했으며, 10년물도 3.72%에서 16bp나 하락한 3.56%를 기록했습니다. 2022년 11월 이후 105를 다시 돌파했던 달러 인덱스도 하루만에 다시 103.91까지 떨어졌습니다. 어제 105.58까지 올랐던 걸 생각하면, 하루만에 무려 1.67포인트가 하락한 것입니다. 예상보다 낮은 임금 상승률 덕분에 시장은 FED의 금리 인상이 완화될 것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사키고FEDWATCH의 기준금리 예측 배팅을 보더라도 2월 1일 FOMC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25bp만 올린다고 배팅한 비율이 전날 62.6%에서 76.6%로 하루 만에 14%가 상승했습니다.
FOMC 날짜 | 예상 금리 | 예상 인상폭 | 예상 비율 |
2월 1일 | 4.75% | 25bp | 76.6% |
3월 22일 | 5.00% | 25bp | 68.2% |
5월 3일 | 5.00% | - | 46.2% |
6월 14일 | 5.00% | - | 45.0% |
7월 26일 | 5.00% | - | 43.7% |
9월 20일 | 5.00% | - | 39.3% |
11월 1일 | 5.00% | - | 37.6% |
12월 13일 | 4.75% | -25bp | 32.8% |
올해 기준금리 예상치 배팅을 보면, 두 달 연속 25bp를 올려 최종금리 5.00%를 만든 뒤, 이후 5번의 FOMC에서는 금리를 그대로 유지하다, 12월에 25bp 금리를 인하할 것으로 투자자들은 보고 있습니다. 12월 FOMC에서 25bp인하를 기대하는 투자자들은 32.8%, 50bp 인하는 28.9%, 75bp 인하는 12.6%, 100bp 인하는 2.6%로, 금리 인하를 기대하는 투자자들의 비율 합이 76.9%입니다. 얼마 전 올해 투표권을 얻은 카시카리 총재의 '최종금리는 5.4% 이상일 수 있다'는 발언과 얼마 전 공개된 12월 FOMC 회의록에서 '2023년 금리 인하를 예상하는 FED 위원은 아무도 없었다'란 기록으로 비추어 보면, 시장 투자자들의 예측이 너무 섣부른 것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듭니다.
유가 WTI는 74.18달러에서 73.77달러로 소폭 하락했습니다. 1월 3일 81달러까지 올랐던 유가 WTI는 이후 하락세를 거듭하며 70달러 초반 대에 계속 머무르고 있습니다. 유럽 천연가스도 69.4유로에서 69.15유로로 소폭 하락했습니다. 최근 스페인, 독일, 프랑스에 이어 Euro의 인플레이션도 어제 발표됐는데 지난달 10.1%에서 크게 하락한 9.2%를 기록했습니다. 월간 상승률도 지난달 0.1%하락에서 이번달 0.3% 하락으로 발표하며, 최근 들어 유럽의 물가도 정점을 찍고 하락하는 추세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Euro의 소비자 인플레이션 기대치도 지난달 29.9에서 23.7로 크게 하락하는 등 유럽 천연가스의 급락으로 유럽의 경제 전망이 최근 긍정적으로 바뀌고 있습니다. 물론 에너지의 특성상 언제든 가격 변동이 심할 수 있긴 하지만, 이런 흐름이 계속 이어진다면 미국 증시에도 좋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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