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관망하는 분위기로 시작한 프리마켓
월요일에 하락폭이 컸던 탓인지, 화요일 프리마켓에서 증시는 소폭 플러스로 출발했습니다. 오늘은 많은 기업들의 4분기 실적 발표가 있는 날입니다. 프리마켓에서부터 UPS(물류배송), GM(자동차), 엑슨모빌(에너지), 화이자(바이오), 맥도날드(필수소비재), 스포티파이(스트리밍 음악), 캐터필러(유틸리티)와 같은 굵직굵직한 기업들의 실적 발표가 이어집니다. 본장이 끝난 애프터마켓에서는 AMD(반도체), SNAP(소셜), AMGEN(바이오)의 실적 발표가 있습니다. 그리고 오늘부터 내일까지 이틀간 FOMC 회의가 드디어 시작됩니다. 프리마켓에서부터 증시는 플러스권을 유지하긴 했지만, 오르락내리락 변동성이 매우 심한 움직임을 보였습니다.
① UPS, 괜찮은 실적, 나쁘지 않은 가이던스 발표
세계적인 물류 배송 기업인 UPS의 4분기 실적이 발표됐습니다. 4분기 EPS는 3.62달러로 예측치인 3.59달러보다 높았으며, 매출은 270억 달러로 예측치인 281.3억 달러보다 낮았습니다. 영업 이익은 38.22억 달러로 예측치인 38.64억 달러보다 낮았으며, 영업이익률은 14.1%로 예측치인 13.8%보다 높았습니다. 현금 흐름은 5.66억 달러로 예측치인 8.21억 달러보다 31%나 낮았습니다. 작년 동기와 비교하면 매출은 3% 감소하였고, EPS는 1%, 영업 이익은 12% 증가하였습니다. 미국 내에서의 배송은 작년 동기보다 3% 증가하였지만, 미국을 제외한 해외배송은 8% 감소하였습니다. 금리 상승, 높은 인플레이션 등의 거시적 경제 요인 속에서 UPS는 매출이 전년 동기보다 감소하였지만, 이익은 예상보다 좋았습니다.
UPS CEO인 Tome은 "단순히 물량을 늘리기 보다 고마진 선적에 중점을 두었던 점, 자동화를 사용하여 효율적인 운영을 했던 점 등으로 인해 회사는 나쁘지 않은 성적을 낼 수 있었다."라고 말했습니다. 가이던스에서는 2023년 매출을 기존 월가 예측치인 998.26억 달러에서 1.6% 하향 조정한 982억 달러로 발표했으며, 영업 이익은 기존 예상치인 129.73억 달러와 비슷한 129.62억 달러를 제시하였습니다. 영업이익률은 월가 예측치인 13%보다 소폭 상승한 13.2%를 가이던스로 제시하였습니다. UPS는 올해 직원 35만 명을 대표하는 노조와 임금 계약 협상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만약 올해 8월 1일까지 합의하지 못하면, 후폭풍이 커질 수 있습니다. UPS의 주가는 오늘 4.67% 급등했습니다.
② GM, 좋은 실적을 발표, 가이던스도 긍정적, 그러나 마진은 하락
GM의 4분기 EPS는 2.12달러로 예측치인 1.68달러보다 높았으며, 매출은 430.1억 달러로 예측치인 400.4억 달러보다 높았습니다. EPS는 예측치보다 26%나 높은 어닝 서프라이즈입니다. 작년 동기와 비교하면 매출은 28% EPS는 57% 순이익은 15%나 증가하였습니다. GM은 북미에서만 전년 동기보다 32% 매출이 증가하였으며, 전세계적으로도 매출이 26% 증가하였습니다. 4분기 비용은 400.5억 달러로 전년 동기보다 26%나 증가하였지만, 영업 이익은 26억 달러로 전년 동기보다 증가하였습니다. 2022년 통틀어 GM은 매출 1,567억 달러, 이익(Earnings before interest and tax)은 145억 달러를 달성하며, 창립 이래 최고 수준을 기록했습니다.
하지만 GM은 마진에서는 높은 비용에 따른 압박을 받고 있는 모습입니다. GM의 순이익(Net Income)은 작년 동기보다 1% 감소한 99억 달러이고, 이익 마진(Profit Margin)은 작년 동기보다 1.6%나 떨어진 6.3%를 기록했습니다. 조정이익률(Adjusted Profit Margin) 역시 9.2%로 작년 동기 대비 2.1%나 떨어졌습니다. 그래도 어닝콜에서 2023년 가이던스를 긍정적으로 발표했습니다. 2023년 EPS를 기존 월가 예상치인 5.73달러보다 높은 6~7달러로 제시하였으며, 주주들에게 귀속되는 순이익 역시 예상치보다 높은 87~101억 달러로 발표하였습니다. 어닝콜에서 GM의 CEO 제이콥슨은 "강력한 수요로 인해 차량 재고는 여전히 매우 낮은 수준이다. 우리는 2022년과 비슷한 비지니스를 2023년에도 이어갈 것이고, 2023년의 우리는 더 낙관적인 상황을 맞이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라고 말했습니다. 제이콥슨은 또 '향후 2년 동안 20억 달러의 비용 절감을 계획하고 있다'고 밝혀, 주위 사람들을 놀라게 만들었습니다. GM의 주가는 오늘 8.35% 급등했습니다.
③ 엑슨모빌(XOM), 돈 잔치를 벌리는 중(1년 동안 주주 환원에만 38조 사용)
2022년 엄청난 실적을 보여줬던 엑슨모빌의 4분기 실적이 발표됐습니다. 4분기 EPS는 3.40달러로 예상치인 3.25달러보다 높았으며, 매출은 954.29억으로 예측치인 965.55억 달러보다는 낮았습니다. 원재료 상품 판매 이익은 87.62억 달러로 예상치인 89.07억 달러보다 낮았지만, 에너지 생산품 판매 이익은 47.54억 달러로 예측치인 43.31억 달러보다 10% 높았습니다. 작년 동기와 비교하면 매출은 12%, EPS는 66%, 순이익은 44%나 증가한 놀라운 모습을 보였습니다. 엑슨모빌은 이번 2022년 들어 지난 2013년 이후 가장 높은 수익을 달성했습니다.
엑슨모빌은 2022년 들어 현금 흐름이 2021년보다 60%나 증가한 621억 달러를 기록했으며, 이중 298억 달러를 주주들에게 배당금, 자사주 매입을 통해 환원했습니다. 298억 달러는 약 38조 원에 해당하는 엄청난 금액으로, 엑슨모빌이 얼마나 2022년에 돈을 많이 벌었는지 알 수 있는 부분입니다. 엑슨모빌은 한 달 전인 12월에 이미 5개년 기업 계획을 발표했었는데, 2027년까지 연간 자본 지출을 200~250억 달러로 유지하면서, 2024년까지 자사주 매입을 500억 달러(63조 원)까지 늘리겠다고 밝혔습니다. 엑슨모빌의 현금 잔고는 올해 초 68억 달러였는데, 이번 실적 발표에서는 297억 달러임을 밝혔습니다.
미국 바이든 대통령은 작년 내내 엑슨모빌과 셰브론 등의 기업을 꼬집으며, '유가의 상승으로 얻은 이익으로 생산량을 늘리기 위해 투자를 해야 하는데, 주주들에게 돈 잔치로 번 돈을 풀고 있다'고 말을 하며, 에너지 기업을 비꼬았습니다. 하지만 지난주 실적을 발표한 셰브론과 마찬가지로 엑슨모빌 역시 생산량을 늘리기 위한 투자를 진행할 생각은 없어 보입니다. 실적 발표 후 110달러까지 내려가기도 했던 엑슨모빌의 주가는 다시 상승세를 유지하며 오늘 2.13% 상승했습니다.
④ 화이자(PFE), 2022년은 최고의 한 해, 2023년 가이던스는 하향 조정
화이자의 4분기 EPS는 1.14달러로 예상치인 1.05달러보다 높았으며, 매출은 242.9억 달러로 예상치인 242.6억 달러에 거의 부합했습니다. 화이자는 2022년 한 해 동안 1,003억 달러의 매출을 올렸으며, 이는 코비드 백신과 관련된 매출 500억 달러에 힘입어 사상 최고치를 달성한 것입니다. 2022년 순이익은 314억 달러로 2021년 대비 43%나 증가하였습니다. 작년 동기 대비 EPS는 5.6%, 매출은 1.9% 상승했습니다. 폭발적으로 성장했던 2022년과 달리 2023년 실적은 어두운 편입니다. 전세계적으로 맹위를 떨쳤던 코로나의 영향이 약해기도 했고, 코로나 백신 매출이 급감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2023년 가이던스를 보면 EPS는 월가의 기존 예상치인 4.4달러에서 24%나 하락한 3.35달러를 제시하였으며, 매출 역시 기존 가이던스인 73.89억 달러보다 6.6% 낮은 69억 달러를 제시하며 투자자들에게 실망을 안겼습니다. 실적 발표 직후 주가는 하락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지만, 막판 상승세에 힘입어 오늘 1.4% 올랐습니다.
⑤ 맥도날드, 매출은 줄었지만, 이익은 상승
친숙한 기업인 맥도날드의 4분기 실적이 발표됐습니다. 4분기 EPS는 2.59달러로 예상치인 2.46달러보다 높았으며, 매출은 59.2억 달러로 예상치인 57.3억 달러보다 높았습니다. 영업이익은 2.58억 달러로 예상치인 2.62억 달러보다 낮았으며, 영업 이익률도 43.6%로 예상치인 45.7%보다 낮았습니다. 작년 동기와 비교하면 매출은 1% 낮았으며, EPS는 19%, 순이익은 16% 높았습니다. 인플레이션으로 물가가 상승하여 사람들은 식당 지출을 줄였지만, 맥도날드의 매출은 더 늘어났습니다. 이는 물가 상승에 따라 소비자들의 식비 지출 패턴이 변한 영향으로 보입니다. 매출도 작년 동기 대비 1% 감소하였지만, 환율 영향을 제외한다면 오히려 5% 증가로 바뀝니다. 동일 점포 매출은 미국과 유럽의 강력한 수요에 힘입어 12.6% 증가하였습니다.
맥도날드은 2023년까지 총 1,900개의 매장을 새롭게 열 생각이며, 그 중 400개는 미국에서 열 계획입니다. 맥도날드의 CEO인 켐친스키는 "전반적으로 소비자들은 1년 전이나 6개월 전에 예상했던 것보다 실제로 잘 견뎌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2023년에 단기 인플레이션은 계속 이어질 것이고, 경기 침체 확률도 높다. 하지만 우리는 변환의 일환으로 새로운 레스토랑 개발을 계속할 예정이며, 2023년에 22~24억 달러를 투자할 생각이다."라고 말했습니다. 맥도날드는 오늘 주가가 1.27% 하락했습니다.
⑥ 캐터필러, 나쁘지 않은 실적 발표, 주가는 하락
세계적인 건설 및 장비 기업인 캐터필러의 4분기 EPS는 3.86달러로 예상치인 4.05달러보다 낮았으며, 매출은 165.97억 달러로 예상치인 160억 달러보다 높았습니다. 영업이익은 28.14억으로 예상치인 26.9억 달러보다 높았으며, 영업 이익률은 17%로 예상치인 16.8%보다 높았습니다. 전년 동기와 비교하면 매출은 20%, EPS는 43% 증가하였습니다. 영업 비용은 149억 달러로 전년 동기보다 22% 증가하였지만, 영업 이익은 16.8억 달러로 전년 동기보다 4% 증가하였습니다. 캐터필러는 실적 발표 후 3.5% 주가가 하락했습니다.
⑦ 스포티파이, 실망스러운 실적과 그럭저럭한 가이던스, 그러나 가입자 수는 증가
스웨덴 음악 스트리밍 온라인 기업인 스포티파이의 4분기 EPS는 -1.4유로로 예상치인 -1.29유로보다 8.1%나 낮았으며, 매출은 31.66억 유로로 예상치인 31.83억 유로에 근접했습니다. 총매출 이익률은 25.3%로 예상치인 24.5%보다 높았으며, 영업 이익률은 -7.3%로 예상치인 -9.2%보다 높았습니다. 현금 흐름은 -7,300만 유로로 예상치인 -4,600만 유로보다 58%나 낮았습니다. 작년 동기보다 매출은 18% 증가하였지만, EPS(이익)는 흐름이 좋지 않은 상태입니다. 스포티파이는 지난 2019년 3분기 때 플러스(수익) EPS를 발표한 뒤로 2021년 4분기까지 계속 손실을 보고 있는 기업입니다. 그러다 2022년 1분기 때 EPS가 0.21유로를 기록하며 다시 흑자(수익) 전환에 성공했습니다. 하지만 2022년 2분기부터 다시 적자로 전환하여 -0.85유로, -0.99유로를 기록한 뒤, 이번 4분기에는 손실이 더 커져서 EPS가 -1.4유로를 기록하게 되었습니다.
그래도 가입자 수는 계속 꾸준히 상승하고 있는 상태입니다. 여전히 손실을 보는 재무구조이지만 가입자 수는 계속 꾸준히 상승하고 있는 상태입니다. 월별 활동 가입자 수는 이번 4분기에 들어 7% 더 증가한 4.89억 명을 달성했습니다. 프리미엄 구독자 수도 이번 4분기에 5% 더 증가하여 2.05억 명을 달성했습니다. 어닝콜에서 발표한 2023년 가이던스를 보면 매출은 31억 유로로 기존 월가의 예측치인 30.47억 유로보다 높았으며, 총매출 이익률은 24.9%로 예상치인 25.2%보다 낮았습니다. 또한 영업 이익률 역시 -6.3%를 제시하며, 기존 예측치인 -4.1%를 하향 조정했습니다. 실적은 좋지 않았지만, 가입자 수가 계속 늘고 있는 걸(넷플릭스와 유사) 긍정적으로 본 영향 때문인지, 스포티파이는 오늘 12.7%나 급등했습니다.
2. FED의 기준금리 중단에 대한 기대가 다시 커지면서 증시는 상승세로 전환
본장이 시작되고 증시는 다시 힘을 내기 시작했습니다. 프리마켓에서부터 꽤 많은 기업들의 실적 발표가 이어졌는데, 기업에 따라 실적이 갈리긴 하지만 예상치를 웃돈 실적을 발표한 기업이 더 많았습니다. 그리고 지난주 인텔과 같이 시장에 충격을 줄 정도로 나쁜 실적을 발표한 기업이 없었던 탓에, 본장의 분위기는 괜찮았습니다.
① 고용 비용 지수, 금리 인상 중단에 한 발 더 다가서다
고용 비용 지수(ECI: Employment Cost Index)는 미국 노동부가 1976년부터 발표하기 시작한 분기별 임금 측정 지표입니다. FED가 현재 가장 주목하고 있는 지표 두 개를 뽑으라면, 하나는 '비농업 일자리 수'에서 나오는 '시간당 평균 임금 상승률'이고, 나머지 하나가 바로 고용 비용 지수입니다. 고용 비용 지수는 고용주가 고용자에게 주는 임금을 지수화한 것으로, 서비스 물가의 추이를 측정할 수 있는 선행 지표입니다. 지난 3분기 때 1.2% 상승했던 고용 비용 지수는 이번 4분기에 1% 상승이 나왔습니다. 예상치인 1.1%보다 낮은 수치입니다. 물론 1% 상승이란 말은 여전히 고용 비용이 증가하고 있다는 것으로, 서비스 물가가 여전히 상승하고 있다는 말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1% 상승은 지난 2021년 2분기 이후 최저 수치이며, 상승 폭이 계속 감소하고 있는 것은 매우 긍정적인 일입니다.
오늘 증시가 상승세를 이어간 것도 EIC의 영향이 큽니다. 지난주에 발표된 시간당 평균 임금 상승률의 상승폭도 점차 감소하고 있고, 오늘 EIC의 상승폭 역시 감소되고 있음이 확인됨에 따라 FED가 금리 인상을 중단할 수도 있다는 시장의 기대는 점점 더 커지고 있습니다. 게다가 오늘도 기업들의 인원 감축 소식이 이어졌습니다. 페이팔은 오늘 2,000명(전체 인원의 7%)을 감원한다고 밝혔고, 클라우드 회사인 넷앱(NetApp) 역시 960명(전세계 직원의 8%)을 감원한다고 보도했습니다. 2022년 하반기부터 이어진 감원 소식을 모두 더하면, 현재까지 '총 244개 회사의 79,900명의 일자리'가 감원될 예정입니다.
② 케이스실러 주택가격지수, 물가지수에도 점점 반영될 전망
케이스실러주택가격지수(CS)는 미국 내 20개 도시의 단독주택 판매가격의 변동을 측정한 지수입니다. 지난달 8.7% 상승했던 CS는 이번달 6.8%로 상승폭이 크게 줄어들었습니다. 한 달 변동폭 역시 지난달 -0.8%와 같은 -0.8%를 기록했습니다. 2022년 4월 21.3% 상승을 기록했던 CS는 이후 계속 하락세를 이어오고 있습니다. 한 달 변동폭 역시 최근 5개월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소비자물가지수에서 임대료가 차지하는 비중이 30%에 달하는데, 임대란 개념 자체가 최소 1년 단위로 계약하다 보니, 실생활 가격이 지수에 반영되는 데 꽤 오랜 시간이 걸립니다. 작년 7월부터 본격적으로 주택 가격이 하락하고 있는데, 보통 6~12개월 이후에 지수에 반영되는 점을 고려하면, 다음달부터는 임대료 역시 하락할 전망입니다.
③ 시카고 구매관리자지수, 컨퍼런스보드 소비자신뢰지수 부정적
지난달 44.9였던 시카고 구매관리자지수는 이번달 44.3을 기록하며, 예측치인 45보다 더 낮게 나왔습니다. 시카고 지역은 미국의 전통 제조업 기업들이 많이 몰려 있는 지역으로, 구매관리자지수는 미국 전체 제조업 경제를 가늠해볼 수 있는 지표입니다. 50보다 수치가 작을수록 경제가 둔화되고 있음을 나타내는데, 현재 5개월 연속 50보다 낮은 상태입니다.
컨퍼런스보드 소비자신뢰지수 역시 지난달 109보다 낮은 107.1을 기록했습니다. 예측치도 109로 예측치보다 낮았습니다. 팬데믹 이전의 신뢰지수 평균치가 120~130 수준이었던 걸 생각하면, 여전히 매우 낮은 상태입니다.
3. 어제와 전혀 다른 움직임을 보인 미국 증시
지금껏 평균적으로 FOMC 발표를 하루 앞둔 날 증시가 잘 상승하지는 않았습니다. 아무래도 FED 위원들이 늘 매파적인 발언만 내뱉는 분위기이다 보니, 그동안은 조금은 숨을 죽이며 FOMC 발표를 기다리는 분위기가 이어져 왔습니다. 하지만 오늘은 본장이 열리고 시간이 흐를수록 증시는 힘을 냈습니다. 특히 본장 마감 직전에는 엄청난 매수세가 유입되며 증시는 큰 폭으로 상승했습니다. 어제인 월요일과는 분명 다른 분위기였습니다. 대부분의 언론들은 어제 마감 시간이 될수록 증시가 힘을 잃은 이유로, 'FOMC 및 파월의 매파적인 기자 회견을 앞두고 자산을 일부 현금화한 뒤 준비하려는 의도로 보인다'라고 보도했습니다.
근데 오늘은 FOMC를 하루 앞둔 직전인데도 월요일과 정반대의 움직임을 시장은 보였습니다. 사실 어제와 오늘이 뭐 그렇게 크게 달라진 것도 없는데 말입니다. 고용 비용 지수가 괜찮게 나오긴 했지만, 여전히 월간 1% 상승에 달할 만큼 상승폭은 어느 정도 유지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단지 고용 비용 지수 하나로 어제와 180도 다른 증시의 움직임을 설명하기에는 부족합니다. 어쨌든 증시가 오르면 저 같은 장기 투자자 입장에서 나쁘진 않습니다. 물론 내일 파월의 기자 회견 후 급락할 수도 있지만요. 다우존스는 1.09%, 나스닥은 1.67%, S&P500은 1.46% 상승하며 화요일 미국 증시는 마감됐습니다. 다우존스는 다시 3,400선을 돌파했으며, S&P500은 여전히 마지노선이었던 4,000 위에서 머물고 있습니다. S&P500이 4,000 선 위에 머무른 것도 벌써 거래일만 따져도 7일 연속입니다.
① AMD, 매출은 계속 성장하고 있지만 아쉬운 수익
AMD의 4분기 실적 발표가 애프터마켓에서 있었습니다. AMD의 4분기 EPS는 0.69달러로 예상치인 0.66달러보다 높았으며, 매출은 55.99억 달러로 예상치인 54.99억 달러보다 높았습니다. 매출 총이익률은 51.1%로 예상치인 51.0%에 부합했으며, 영업 이익률은 22.5%로 예상치인 22.8%보다 낮았습니다. 현금 흐름은 예상치인 13.53억 달러보다 67%나 낮은 44.3억 달러를 기록했습니다. 전년 동기와 비교하면 매출은 16% 증가하였지만, EPS는 25%나 감소하였고, 순수익은 2,100만 달러를 기록하며 98%나 감소하였습니다. 일회성 비용을 제외한 EPS가 0.69달러이고, 일회성 비용을 모두 포함한 GAAP EPS는 0.01달러를 기록하며 간신히 흑자를 달성했습니다. GAAP EPS만 놓고 보면, 전년 동기 대비 99%나 감소했습니다.
수익 면에서는 실망스러운 실적이지만, 매출은 그래도 꾸준히 상승하고 있어 경쟁기업인 '인텔'보다는 나은 모습을 그나마 보여줬습니다. 하지만 2023년 가이던스 역시 밝지 않았습니다. 어닝콜에서 제시한 가이던스를 살펴보면, 매출은 기존 월가 예측치인 54.86억 달러보다 낮은 53억 달러를 제시하였으며, 영업 이익률 역시 예상치인 51.7%에서 50%로 낮췄습니다. 오늘 3.73%가 오른 AMD의 주가는 실적 발표 후 애프터마켓에서 1.41% 더 올랐습니다.
② 스냅, 실적 발표 때마다 숏(하락 배팅)을 잡아도 될 분위기
2022년 전체 시장을 자주 끌어내렸던 스냅의 4분기 실적이 발표됐습니다. 4분기 EPS는 0.14달러로 예상치 0.11달러보다 높았으며, 매출은 13억 달러로 예상치에 부합했습니다. 작년 동기와 비교하면 매출은 같았으며, EPS는 38%나 하락했습니다. 일회성 비용을 제외한 EPS는 0.11달러로 흑자를 기록했지만, 일회성 비용을 포함한 GAAP 순이익은 이익을 내지 못하고 2.88억 달러의 손실을 기록했습니다. 스냅은 이번 4분기까지 총 3번의 실망스러운 실적을 발표했습니다. 광고 의존도가 심한 소셜 미디어 기업 메타, 트위터와 마찬가지로 스냅의 수익도 최근 최악의 상황을 달리고 있습니다.
지난 2분기 때 실적 발표 후 하루 만에 주가가 39% 하락했으며, 3분기 때는 하루 만에 28%가 하락했습니다. 그리고 오늘 4분기 실적 발표 후 스냅은 애프터마켓에서만 15% 주가가 떨어졌습니다. 스냅은 '지난해 우리가 직면한 역풍이 2023년 1분기에도 계속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에, 여전히 어려운 운영 환경이 이어질 것이다'고 밝히며, 다음 분기 가이던스를 제시하지도 않았습니다. 작년처럼 스냅이 내일 증시의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는 건 아닌지 걱정스럽습니다.
4. 국채 금리, 달러 인덱스는 보합, 유가는 다시 상승, 천연가스도 상승
미국 국채 2년물은 오늘 4.24%에서 4.20%로 4bp 하락했으며, 10년물 국채 금리는 3.54%에서 3.50%로 4bp 하락했습니다. 달러 인덱스는 102.22에서 102.17로 소폭 하락했습니다. 최근 국채 금리와 달러 인덱스는 거의 보합세를 유지하고 있으며 큰 움직임이 없습니다. FED에 비해 다른 나라(영국, 유럽 등) 중앙은행들의 금리 인상 폭이 더 클 것으로 예측되다 보니, 달러 인덱스는 여전히 100 초반에서 머무르고 있는 모습입니다. 국채 금리 역시 오늘 고용 비용 지수의 상승폭이 둔화된 것으로 발표됨에 따라 소폭 하락했지만, 큰 움직임은 없었습니다. 하지만 내일 FOMC 이후 파월의 기자 회견 내용에 따라 변동성이 커질 수도 있습니다.
유가는 오늘 77.65달러에서 79.18달러로 다시 상승했습니다. 80달러 아래로 떨어진지 며칠 되지도 않았는데, 다시 80달러에 거의 육박한 모습입니다. 이번주 수요일에 석유수출국기구인 OPEC+의 회의가 있습니다. OPEC+ 회원 나라 국가의 장관들이 모여 회담을 갖는 것인데, 생산량에 큰 변화는 없을 예정입니다. 최근 유가가 계속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는 건 중국의 봉쇄 정책 완화에 따른 것으로 보입니다. 앞으로 중국의 리오프닝은 점점 가속화될 것인데, 이에 따라 원유의 가격 역시 상승세가 지속될 수도 있습니다. 유럽 천연가스는 오늘 55.35에서 58.7유로까지 올랐지만, 여전히 60유로 아래의 낮은 가격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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