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2022년 하락장처럼 하락한 미국 증시
월요일이 휴장이었던 관계로, 이번주 미국 증시는 21일 화요일이 첫 거래일이었습니다. 지난주 CPI에 이어 PPI 발표 이후 흐름이 바뀌었던 탓이었을까요? 화요일은 프리마켓에서부터 증시가 하락세로 출발했습니다. 오늘 러시아 대통령 푸틴은 미국과 맺은 핵 통제 협정 중단을 선언했습니다. 전쟁 1주년을 맞아 미 대통령 바이든이 우크라이나를 방문한 탓입니다. 오늘 나온 S&P글로벌 종합 PMI도 증시의 하락세를 이끌었습니다. 그동안 증시는 금리와 움직임을 달리했었는데, 오늘은 일반적인 움직임을 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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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가가 생각보다 떨어지지 않고 있다는 경제 지표가 연이어 나온 탓에 FED의 금리 인상이 예상치보다 높을 것이란 전망이 최근 들어 잦았습니다. 그리고 최종 금리 예측치가 올라가니, 국채 금리 역시 같이 올라갔습니다. 하지만 이런 움직임에도 증시는 최근까지 움직임이 나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계속 쌓여가는 금리 인상 우려로 인해 증시도 오늘은 결국 무너졌습니다.
프리마켓에서부터 하락세로 출발했던 미국 증시는, 오늘 하루 종일 하락세를 유지하며 무너졌습니다. 다우존스는 2.06%, 나스닥은 2.50%, S&P500은 2% 하락했습니다. 다우존스는 33,000선이 위협 받고 있고, 나스닥은 11,500선이 무너졌으며, S&P500은 결국 4,000선 아래로 내려왔습니다. 오늘 증시의 분위기는 마치 2022년 하락장 같았습니다. 그동안 악재가 있더라도 2023년 들어 나쁘지 않던 움직임을 보였던 증시가, 오늘은 조금 다른 분위기였습니다.
2. 서비스 물가(=임금 상승률) 상승 우려로 증시는 더 크게 하락
오늘은 S&P글로벌 종합 PMI만 발표됐습니다. 종합 PMI는 이번달 50.2를 기록하며 지난달 46.8과 예측치 47.5보다 높았습니다. 종합 PMI는 제조업과 비제조업(서비스업)으로 나뉘는데 제조업은 지난달 46.9에서 47.8로, 비제조업은 46.8에서 50.5로 상승했습니다. 특히 비제조업인 서비스업PMI가 다시 50을 넘은 게 문제였습니다. '노-랜딩'이란 말이 나올 정도로 요즘 미국 시장은 '경기 침체 확률'을 점점 낮게 보고 있습니다. 그만큼 미국 경제가 탄탄한다는 말이기도 합니다. 경기 침체 없이, 경제가 계속 성장한다는 게 좋은 소식이긴 하지만, 인플레이션 측면에서 놓고 보면 꼭 좋은 소식은 아닙니다.
오늘 S&P글로벌 서비스업 PMI가 다시 50을 넘은 건, 최근 상황에 비추어 봤을 때 결코 좋은 소식은 아닙니다. PMI는 50보다 낮을수록 경기가 둔화되고, 50보다 높을수록 경기가 확장된다고 봅니다. 서비스업이 다시 50을 넘었다는 말은 결국 '임금 상승률'이 다시 오를 수 있다는 말이고, 이는 FED가 가장 염려하는 '서비스 물가' 역시 다시 오를 수 있다는 말입니다. 최근 CPI, PPI, 소비자 기대인플레이션의 둔화세가 주춤함에 따라 '인플레이션 재상승 우려'가 점점 커지고 있는데, 오늘 서비스업마저 이전보다 활성화(=임금상승률 상승 가능성 ↑)되고 있다는 지표가 나오면서, 증시는 더 크게 하락했습니다.
3. 2023년 가이던스를 하향 발표한 월마트와 홈디포
① 월마트(WMT), 4분기 실적은 좋음, 그러나 가이던스는 모두 하향 조정
대형유통업체인 월마트의 4분기 EPS는 1.71달러로 에상치인 1.51달러보다 높았으며, 매출은 1640.5억 달러로 예상치 1597.2억 달러보다 높았습니다. 작년 4분기와 비교하면 매출은 7%, ESP는 12%, 순수익은 76% 증가하였습니다. 월마트는 휘발유 매출을 제외하고 미국 동일 점포의 매출이 작년보다 8.3% 증가하였습니다. 전자상거래 매출은 전년 대비 17%나 증가하였습니다. 작년부터 골칫거리였던 재고 문제도 점차 해결(작년 대비 3% 감소)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2023년 가이던스에서 월마트 CFO인 'Rainey'는 "소비자는 여전히 압박을 받고 있다. 경제지표를 보면 대차대조표가 줄어들고(QT=FED가 시장에서 돈을 걷어가는 것) 있고, 소비자들의 저축률도 계속 감소하고 있다. 2023년 역시 소비가 어려운 시기가 될 것이다"라고 밝히며, 2023년 전망을 조심스럽게 밝혔습니다. 2023년 EPS 가이던스를 지난 월가의 예측치인 6.5달러에서 5.9~6.05달러로 하향 조정하였으며, 매출 증가율 역시 지난 3.1% 예측치에서 2~2.5%로 하향 조정하였습니다. 월마트는 오늘 실적 발표 후 주가의 변동이 거의 없었습니다.
월마트의 실적 자체는 좋았습니다만 올해 가이던스를 모두 하향 조정했던 게 시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습니다. 또한, 월마트는 대형 유통업체 중 가장 가격대가 저렴한 편입니다. 따라서 월마트의 매출이 다른 유통업체보다 증가했다는 걸 시장에서는 부정적으로 보기도 합니다. 미국 가계의 소비가 원활하지 못한 상황이 이어지다 보니, 아무래도 저렴한 가격 대인 유통업체 월마트의 이용 고객이 늘었다는 분석입니다.
② 홈디포(HD), 영업비용을 줄이는 다른 회사들과 달리 더 늘리려는 홈디포
홈디포는 미국의 대표적인 인테리어 업체로, 코로나 수혜 기업이었습니다. 코로나로 야외 활동이 어려웠던 시기에 사람들이 집을 스스로 꾸미는 경우가 많았는데, 이로 인해 홈디포의 매출은 코로나 기간 동안 급증하기도 했었습니다. 이번 홈디포의 4분기 EPS는 3.30달러로 예상치인 3.28달러보다 높았지만, 매출은 358.3억 달러로 예상치인 359.7억 달러보다 낮았습니다. 홈디포가 실적 발표 때 매출을 miss한 건 2019년 11월 이후 처음입니다. 작년 동기와 비교하면, 매출은 같았고 순수익도 같았습니다. EPS는 3% 증가하였고, 영업이익은 1.5% 감소하였습니다.
한때 목재 가격이 급등하며 홈디포의 매출도 급증하였지만, 목재 가격이 현재 1년 전보다 50% 하락한 것도 홈디포의 매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습니다. 게다가 홈디포는 앞으로 임금 인상에만 10억 달러 이상을 투자한다고 밝혔는데, 이로 인해 2023년 회사 마진도 좋지 않을 전망입니다. 홈디포의 고용 인원은 모두 47.5만 명입니다. 다른 기업들은 감원 등으로 영업비용을 줄이려고 하는데, 홈디포는 실적도 좋지 않은 데다 감원이 아닌 임금 인상 정책을 발표하며 앞으로 영업비용이 더 늘어날 것을 예고하였습니다. 홈디포의 주가는 오늘 7% 하락했습니다.
4. 국채 금리는 급등, 달러 인덱스, 유럽 천연가스는 상승, 유가는 하락
미국 국채 금리 2년물은 오늘 4.62%에서 4.67%로 5bp 올랐습니다. 오늘 한때 4.7%를 넘어서기도 했었습니다. 10년물 금리는 오늘 3.81%에서 3.94%로 13bp나 올랐습니다. 물가 상승 우려로 인한 FED의 금리 인상 가능성이 계속 커짐에 따라, 국채 금리도 연일 상승하고 있습니다. 특히 10년물은 어느덧 4%에 육박할 정도로 급등했습니다. 2022년 11월 9일 이후 최고 수치를 기록한 10년물 금리로 인해 증시도 오늘 급락했습니다. 기관들은 10년물 금리의 마지노선을 4%로 보고 있습니다만, 앞으로 어떤 흐름이 이어질지는 아무도 예측할 수 없습니다. 달러 인덱스는 오늘 다시 103.88에서 104.11을 기록하며, 104를 넘어섰습니다.
유가 WTI는 오늘 76.37에서 75.8달러로 소폭 하락했습니다. 80달러에서 하락한 이후 유가는 75달러 선에서 가격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여러 변수가 아직 많은 관계로 유가가 어디로 갈지는 아무도 모르지만, 긴축 정책 및 금리 인상에 대한 압박이 심해질수록 유가는 하락할 수도 있습니다. 유럽 천연가스는 오늘도 49.26유로를 기록하며 매우 안정적이고 낮은 가격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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