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금요일 미국 증시 요약
목요일 본장이 끝난 후 애프터마켓에서 실적을 발표한 애플과 알파벳, 아마존의 실적이 생각보다 저조하게 나온 탓에 금요일 증시는 마이너스로 출발했습니다. 특히 아마존은 4분기 영업이익률이 1.8% 수준에 그쳤으며, 가이던스에서 2023년 1분기 영업이익률도 1.6%로 제시하며 투자자들에게 실망을 안겼습니다. 믿고 있었던 클라우드(AWS) 사업마저 대부분 예측치를 하회하는 등 장기적인 비전을 제대로 보여주지 못한 아마존은 프리마켓에서 7~8% 하락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오늘 나온 경제 지표들도 시장에 충격을 줬습니다. 특히 오늘은 FED에서 가장 눈여겨보는 지표인 '비농업 일자리 수'가 나왔는데, 지난달 26만, 예측치 18.5만보다 훨씬 높은 51.7만 개의 일자리가 발표되며 시장에 큰 충격을 안겼습니다. 실업률도 지난달 3.5%보다 오히려 더 낮아진 3.4%가 나왔습니다. 경제활동참여율은 지난달 62.3%보다 0.1% 상승한 62.4%를 기록하였지만, 평균시간당임금상승률도 예측치인 4.3%보다 0.1% 높은 4.4%가 나왔습니다. 고용지표에 대한 해석도 기관들마다 판이하게 달랐고, 시장은 더 혼란스러웠습니다.
S&P글로벌 서비스(비제조업)지수도 지난달 44.7에서 46.8로 올랐으며, 예측치인 46.6보다 높았습니다. ISM 구매관리자지수(서비스업지수) 역시 55.2가 나오며, 지난달 49.2 그리고 예측치 50.4보다 훨씬 높았습니다. '지수가 높아진다는 건 경제가 살아난다는 건데, 좋은 것 아닌가?'고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상품 물가의 하락과 달리 서비스 물가는 여전히 높은 상태인데, 여기에서 서비스업지수까지 다시 높아진다면, 인플레이션이 다시 오를 수 있는 가능성이 커집니다.
빅테크 실적도 실망스러웠고 경제 지표들도 시장에 부정적으로 나왔지만, 본장이 열리고 증시는 다시 반등하기 시작했습니다. 점심 때 즈음에는 3대 지수 모두 플러스로 전환하기까지 했습니다. 예측하는 게 의미 없긴 하지만, 오늘은 상식적으로 증시가 하락해야 하는 상황인데, 오전에는 상식적이지 않은 모습을 증시는 보였습니다. 연착륙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던 시장에 파월의 기자 회견이 불을 붙인 격이라, 증시는 무지성적으로 상승하는 모습을 최근 들어 보이곤 했습니다.
하지만 오후 들어서는 다시 하락세로 증시는 바뀌었습니다. 오늘은 같은 섹터별로도 기업들의 움직임이 사뭇 달랐습니다. 애플은 상승하고 마이크로소프트는 하락, AMD는 하락하고 인텔은 상승, 아마존은 하락하고 테슬라는 상승하는 등 기업에 따라 상승과 하락이 엇갈렸습니다. 다우존스는 0.38%, 나스닥은 1.59%, S&P500은 1.04% 하락하며 일주일을 마무리했습니다. 그래도 나스닥은 여전히 12,000선을 S&P500은 여전히 4,100선을 지키고 있습니다.
2. 상식을 벗어난 고용 지표, 증시를 다시 하락세로 이끎
지난달 26만 개였던 비농업 일자리 수는 이번달 51.7만 개로 발표됐습니다. 2022년 7월 이후 6개월 만에 다시 최고치로 올랐으며, 6개월 연속 하락하던 일자리 수는 이번달에 다시 증가했습니다. 비농업 일자리 수는 2022년 5월 이후로 9개월 연속 예측치보다 높은 일자리 수가 매번 발표되고 있습니다. 이번달도 예측치인 18.5만 개보다 많은 51.7만 개가 나왔습니다. 이번달 역시 레저 및 숙박 서비스(12.8만 개), 교육 및 건강 서비스(10.5만 개), 비지니스 서비스(8.2만 개), 의료 서비스(5.8만 개) 등 서비스 부문의 일자리 수가 여전히 계속 크게 증가하고 있는 추세입니다. 실업률 역시 3.4%로 발표되며, 1969년 5월 이후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했습니다. 기업들의 해고 소식은 이어지고 있는데, 실업률은 역대 최저를 기록하고 있으니 매우 아이러니한 상황입니다.
그래도 경제활동 참가율은 지난달 62.3%에서 0.1% 상승하여 62.4%를 기록했습니다. 62.4%는 2022년 3월 이후 최고 수치이긴 하지만, 팬데믹 이전의 평균인 63.3%보다는 여전히 낮은 상태입니다. 경제활동 참가율이 높을수록 임금 상승률은 낮아지기 때문에, 인플레이션에 긍정적인 신호로 보는 편입니다. 시간당 임금 상승률은 4.4%를 기록하며 예측치인 4.3%보다는 0.1% 높았지만, 지난달 4.9%에 비하면 0.5%나 하락하였습니다. 일 년 전 대비 4.4% 상승은, 2021년 8월 이후 최저 상승 수치입니다. 월간 대비로도 지난달 0.4% 상승에서 이번달 0.3% 상승으로 낮아졌습니다. 지난달에도 비농업 일자리 수가 발표될 때, 시간당 임금 상승률의 둔화로 인해 증시는 상승했습니다. 이번달 역시 지난달과 마찬가지로 임금 상승률은 둔화된 것으로 나타났지만, 너무도 견고한 고용지표로 인해 시장은 섣부른 판단을 하기 어려웠던 것 같습니다.
고용이 원활하게 이뤄지면서 임금 상승률도 꺾이는 게 가장 좋은 시나리오입니다만, 고용이 원활한 것도 정도껏 나와야지 이번달처럼 너무 과하게 나오면 시장도 연착륙(경제가 망가지지 않으면서[=고용이 여전히 탄탄하면서])에 대한 기대감을 계속 가지긴 어렵습니다.
A | [높은 인플레이션] → [고용 시장은 여전히 탄탄] → [임금(서비스 물가) 상승 우려] → [FED 금리 인상 ↑] → [증시 하락] |
B | [인플레이션 둔화] → [고용 시장은 여전히 탄탄] → [임금 상승 둔화] → [FED 금리 인상 중단 기대] → [증시 상승] |
C | [인플레이션 둔화] → [너무 과하게 견조한 고용 시장] → [임금 상승은 둔화] → [앞으로도 임금 상승률이 계속 둔화될 것인지 의심이 듦] → [과하게 탄탄한 고용 시장으로 인해 인플레이션이 다시 상승할 수도 있다는 우려 ↑] → [FED 금리 인상에 대한 걱정 ↑] → [증시 하락] |
작년 하반기까지는 A처럼 실업수당 청구건수 등의 고용지표가 탄탄하게 나올 때마다 증시는 하락했습니다. 그러다 작년 12월부터 시간당 평균 임금 상승률이 둔화되면서, 증시는 B처럼 움직이며 연착륙에 대한 기대감이 커졌습니다. 그러나 오늘은 C와 같은 흐름이 시장에 나타났습니다. 물론 1월의 고용지표는 신뢰성이 높지 않다는 말도 많습니다. 이번주에 앞서 발표된 ADP고용변화와 구인이직보고서도 그렇습니다. ADP고용변화에서는 일자리 수가 지난달 25.3만 개에서 10.6만 개로 크게 줄었었는데, 구인이직보고서에서는 오히려 104.4만 개에서 110.1만 개로 늘었습니다. 그리고 오늘 발표된 비농업 일자리 수는 더 크게 증가하여 지난달보다 거의 2배가 더 늘었습니다.
어쨌든 결과적으로 과하게 증가한 일자리 수에 비해 임금 상승률의 둔화 속도는 더딘 편으로 발표된 지표에 의해 결국 증시는 하락세로 전환했습니다. 파월이 이번 기자 회견에서 '디스인플레이션'을 몇 번이나 언급하며 투자자들의 기대감을 키웠지만, 파월 역시 신경 쓰고 있는 게 '서비스 물가'입니다. 작년 하반기만 하더라도 파월이 신경 쓰던 건 '서비스 물가'와 '임대료'였는데, '임대료는 이제 시간이 걸릴 뿐, 하락 추세에 있다'라고 말을 직접 내뱉는 등 더 이상 인플레이션을 높이는 요소는 아닙니다. 문제는 역시나 '서비스 물가(임금)'입니다. FOMC 회의에 앞서 발표됐던 개인소비지출 물가지수에서도 상품 물가는 둔화되고 있지만, 서비스 물가는 여전히 상승하고 있는 것으로 나왔습니다. 앞으로 나올 고용 지표(+임금 상승률)의 결과에 따라 증시는 또 다시 출렁일 수도 있습니다.
3. 국채 금리와 달러 인덱스는 급등, 유가는 급락
미국 국채 금리 2년물은 오늘 4.08%에서 4.28%까지 20bp 올랐고, 10년물 금리는 3.37%에서 3.51%까지 14bp 올랐습니다. 달러 인덱스도 오늘 101.98에서 103까지 치솟았습니다. 예상보다 견조한 고용지표의 발표로 인해 FED의 금리 인상에 대한 우려가 커지며 국채 금리와 달러 인덱스도 덩달아 상승했습니다. 파월의 기자 회견 이후 연착륙에 대한 기대가 커지고, 금리 인상 중단에 대한 기대 역시 커지면서 하락세를 이어오던 국채 금리와 달러 인덱스는 오늘 급격히 방향성을 전환했습니다. 한 달 만에 임금 상승률이 0.5%나 하락하는 등 좋은 방향으로 해석(=연착륙)할 수 있는 여지가 있긴 하지만, 예측치보다 너무 과하게 많은 신규 일자리 수 증가, 역대급으로 낮은 실업률에 대한 걱정 등이 더 앞서며 증시는 하락했고 국채 금리와 달러 인덱스는 상승했습니다. 이런 흐름이 다음주에도 그대로 이어질지는 한 번 더 지켜봐야겠습니다.
급격한 국채 금리 상승과 달러 인덱스와 달리 유가 WTI는 오늘 급하게 하락했습니다. 유가 WTI는 오늘 75.91달러에서 73.23달러까지 하락했습니다. 견조한 고용지표로 인해 FED의 긴축 우려가 급격히 커진 탓에 유가는 하락했습니다. 지난 12월 9일에 71.4달러까지 떨어졌던 유가는 오늘 73.23달러까지 하락하며 다시 전저점을 향해 내려가는 모습입니다. 유럽 천연가스는 오늘 56.45에서 58.55유로까지 상승했지만 여전히 60유로 아래에서 낮은 가격대를 형성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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