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해결된 듯 보였지만, 다시 위기감이 커지고 있는 금융 위기
해결되는 듯 보였던 금융발 위기가 다시 확산되며, 금요일 증시를 끌어내렸습니다. 미국 정부의 발빠른 대처, 유동성 공급 등의 방편으로 해결될 것처럼 보였던 이번 은행 파산 사태는 다시 미국 경제에 위기감을 몰아쳤습니다. 실리콘밸리은행과 시그니처은행 파산 이후 가장 파산 위험이 컸던 '퍼스트 리퍼블릭 은행'의 자금 유동성이 해결되는 듯 보였지만, 실상은 늦쳐지기만 한 것이지 문제점은 그대로 남아 있다는 불안이 점점 커지고 있습니다. 오히려 퍼스트 리퍼블릭 은행의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미국 대형 은행들이 300억 달러를 지원한 게, 한 은행의 문제로 끝날 일이 전체 은행의 문제로 번질 수 있다는 우려를 자아냈습니다.
미국 정부가 나서서 파산된 두 은행의 예금 전액 보장 및 문제가 있는 은행들의 자산을 액면가 그대로 담보로 잡아 1년 동안 자금을 대출해주는 등 정부가 먼저 앞장선 뒤, 뒤이어 대형 은행들이 십시일반 자금을 모아 운영이 취약해서 위험도가 높은 퍼스트 리퍼블릭 은행 등에게 지원하는 등 겉으로는 이번 사태가 무리없이 해결되는 것처럼 보였습니다. 하지만 대형 은행들의 300억 달러 자금 지원 자체가 이번 사태의 근본적인 문제 해결 방법이 아니라, 오히려 문제를 전체 은행으로 확산시키고 있다는 비판이 거세지고 있습니다.
게다가 스위스 당국의 유동성 지급을 받고 문제가 일부 해결되는 듯 보였던 크레딧스위스 역시 고객들의 자금 유출이 계속 이어지고 있다는 소식입니다. 크레딧스위스은행의 예금이 지난 3일 동안 2억 달러 이상 이미 빠져 나온 것으로 알려졌으며, 이로 인해 크레딧스위스의 투자 당급 역시 BBB까지 하락하며 정크본드 바로 윗단계까지 내려갔습니다. 게다가 현재 가장 문제가 되고 있는 퍼스트 리퍼블릭 은행의 경우 투자 등급이 이전 'A-'에서 현재 'BB+'로 4단계나 강등된 상태입니다. 문제는 지금의 미국 대응 방법(미국 정부와 대형 은행)이 현재 상황으로 보면 나쁜 방법은 아니지만, 만약 이런 파산의 위험이 있는 은행들이 앞으로 계속 늘어나게 된다면, 문제는 걷잡을 수 없게 됩니다.
이번 금융발 위기 사태의 원인은 크게 두 가지입니다. 거시적으로 보면,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단기간에 무리하게 금리를 올린 FED 탓', 그리고 개별 기업으로 보면, '개별 기업의 자금 운영 방식의 문제'입니다. 물살이 거세지면 약한 둑이 먼저 터지듯, 금융 여건이 좋지 않은 상황이 지속되다 보니 재정 운영이 취약한 기업(은행)들의 파산이 이어지고 있는 것입니다. 하지만 이런 금융 여건 상황에서도 미리 대비하고 효율적으로 운영하는 기업들도 많습니다. 문제의 발단은 FED 탓이라고 하더라도, 개별 기업의 잘못된 운영을 메꾸기 위해 정부와 기업들이 계속 지원하게 된다면 앞으로 더 큰 문제가 들이닥칠 거라는 의견도 많습니다.
퍼스트 리프블릭 은행은 오늘 다시 주가가 하루만에 33% 하락했습니다. 본장이 끝나고 애프터마켓에서도 15% 더 하락했습니다. 해당 은행은 1달 만에 벌써 81%가 하락한 상태입니다. 웨드부시는 오늘 퍼스트 리프블릭 은행의 등급을 매수에서 중립으로 낮추고, 목표 가격 역시 140달러에서 5달러로 대폭 낮췄습니다. 여러모로 해결책을 간구하고 있긴 하지만, 파산의 위험이 여전히 남아 있다고 보는 것입니다. 덩달아 대형금융기업인 뱅크오브아메리카 -3.97%, 웰스파고 -3.92%, 제이피모건 -3.78%, 골드만삭스 -3.67%, 모건스탠리 -3.25%, 씨티은행 -3% 등 대부분의 금융주들이 오늘 급락했습니다.
오늘 발표된 경제지표들은 나쁜 것도 있었고, 좋은 것도 있었습니다. 먼저 산업생산은 이번달 -0.2%를 기록하며, 지난달 0.5%보다 하락했습니다. 2022년 9월 이후 계속 하락하는 추세인데다, 이번달은 2021년 2월 이후 처음으로 마이너스를 기록했습니다. 미시간대소비자심리지수도 지난달 67에서 이번달 63.4로 하락했습니다. 현재 상태를 말해주는 현재 지수는 지난달 70.7에서 66.4로 하락했으며, 앞으로의 상황에 대한 예측치인 미래 지수 역시 64.7에서 61.5로 하락했습니다. 컨퍼런스보드 경기선행지수도 지난달 -0.3%와 마찬가지로 이번달도 -0.3%를 기록했습니다. 경기선행지수는 현재 11개월 연속 하락 추세에 있습니다. 게다가 이번 경기선행지수의 결과는 실리콘밸리은행 파산 등의 사태가 반영되지 않은 결과로, 앞으로 이번 금융발 위기까지 반영된다면 경기 침체 우려는 더 커질 것으로 보입니다.
반면 미시간대 소비자 기대 인플레이션은 괜찮았습니다. 1년 뒤 소비자 기대 인플레이션은 지난달 4.1%에서 이번달 3.8%로 크게 낮아졌습니다. 소비자 기대 인플레이션이 3.8%란 것은 지난 2021년 4월 이후 가장 낮은 수치입니다. 5년 뒤 기대 인플레이션도 지난달 2.9%에서 2.8%로 둔화되었습니다. 이번 금융발 위기가 터지기 전 지표로, 만약 금융발 위기까지 반영된다면 앞으로 당분간 더 내려갈 것으로 예상됩니다.
증시는 오늘 종일 분위기가 좋지 않았습니다. 은행발 위기가 여전히 잠재되어 있고, 경기 침체 우려마저 계속 커지고 있는 탓입니다. 역사적으로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FED가 긴축 정책을 펼치면, 경기 침체가 잇따르거나 금융 위기가 터졌습니다. 이번 금융 위기 역시 어떻게 보면 이미 예측된 수순입니다. 얼마 전까지 감소하던 경기 침체 우려 역시 최근 들어 다시 급격히 상승하는 중입니다. 오늘 다우존스는 1.19%, 나스닥은 0.74%, S&P500은 1.10% 하락했습니다. 금융 위기로 인해 금융기업들이 많이 포진된 다우존스와 S&P500의 하락폭이 더 컸습니다.
반면 위험 자산인 암호화폐는 상승했습니다. 금융발 위기로 인해 최근 위험 자산 회피 심리와 안전 자선 구매 심리가 강해졌습니다. 대표적인 안전 자산인 금과 채권은 최근 계속 상승하는 추세이고, 반대로 위험 자산인 주식과 원자재는 기피하는 추세입니다. 그러나 금융발 위기의 특성 때문인지, 금융의 반대 개념인 암호화폐 시장은 최근 상승세가 가파릅니다. 비크코인의 경우 3월 10일에 19,622달러였는데, 오늘 한때 27,676달러까지 오르기도 했습니다. 일주일 만에 41%가 오른 것입니다. 아무래도 기존 금융회사들의 위험도가 커지니, 반대 개념인 암호화폐에 자금이 몰린 것으로 보입니다. 덕분에 암호화폐 거래소인 코인베이스의 주가가 오늘 하루 만에 10.6% 올랐습니다. 코인베이스는 이번주에만 37%나 올랐습니다. 이런 추세가 계속 이어질 수 있을지 지켜봐야겠습니다.
2. 금융발 위기가 다시 커지며 채권은 급락, 유가도 하락
어제 금융발 위기가 안정되며 다시 올랐던 국채 금리는 오늘 다시 급락했습니다. 2년물 미국 국채 금리는 4.17%에서 3.84%로 하루 만에 33bp나 급락했으며, 10년물 금리는 3.58%에서 3.42%로 16bp 하락했습니다. 장단기 금리 차이는 오늘 42bp를 기록하며 최근 들어 가장 낮은 수치를 나타냈습니다. 국채 금리가 이렇게 급락하는 이유는 금융발 위기에 따른 안전 자산 선호 심리가 강해진 탓입니다. 안전 자산의 대명사인 국채 금리를 사려는 사람들이 많아지면, 자연스레 국채 가격은 오릅니다. 국채 가격이 오를수록, 반대로 국채 수익률인 금리는 떨어지게 됩니다. 사려는 사람이 많이 없어지면 없어질수록 채권을 팔기 위해 금리를 높여야 하고, 사려는 사람이 많아지면 반대로 금리를 낮춰도 사람들이 사기 때문입니다. 국채 2년물 금리가 3.84%까지 떨어진 것은 2022년 9월 15일 이후 처음 있는 일입니다. 달러 인덱스도 오늘 104.43에서 103.86으로 떨어지며 다시 103대로 내려왔습니다.
유가 WTI 역시 68.36에서 66.41달러로 계속 하락하고 있습니다. 금융발 위기와 더불어 경기 침체 우려까지 더해진 탓에, 위험 자산이면서 수요 감소까지 예견되는 유가는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습니다. 유가 WTI는 일주일 만에 13%나 떨어졌으며, 이는 2022년 4월 이후 거의 1년 만입니다. 유럽 천연가스는 오늘도 44.72에서 43.11유로로 하락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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